[역경의 열매] 김승일 <3> 밴드·노래로 인기 오를수록 교회와는 멀어져

미션스쿨 덕분 음악·노래공부 심취… ‘별밤’ 뽐내기 대회서 대상 받기도

[역경의 열매] 김승일 <3> 밴드·노래로 인기 오를수록 교회와는 멀어져 기사의 사진
고등학교 재학시절 그룹사운드를 조직해 열창하는 김승일씨.
평소 갈고닦은 음악재능을 펼칠 기회가 생겼다. 그룹사운드(밴드)를 만들어 학교축제에 참가했다. 건반과 드럼, 기타를 반주로 신명나게 노래를 불렀다. 나는 메인보컬이었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미션스쿨이라 교회음악을 많이 다뤘다. 찬송가와 복음성가도 불렀다. 교가도 ‘하나님 은혜 주사 이룩한 동산’이란 가사로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녔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이 학교에 진학했다. 학교는 내게 천국 같았다. 선생님께 노래연습이나 노래대회에 나간다고 말씀을 드리면 수업이나 보충수업을 안 해도 되도록 배려해 주셨다.

음악과 노래 공부에 심취했다. 거의 음악실에서 노래와 함께 생활하다시피 했다. 음악책을 보고 열심히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피아노를 치고 주로 음악하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한번은 노래대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른 참가 신청서를 냈다. 대회를 마치고 수상자 발표시간,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 밴드의 이름은 없었다.

‘내가 어떻게 노래대회에서 떨어질 수가 있지.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닌데….’

어린 마음에 충격이었다. 상을 받지 못한 이유를 알아봤다. 그건 건방지게 노래 불렀다는 것이었다. 이게 웬일인가, 잠시 숙연해졌다. 신앙적으로 생각할 때 하나님은 결코 겸손하지 않은 태도나 행동을 용납하지 않으셨음을 그때 깨달았다.

이듬해도 밴드를 만들어 학교축제에 나갔다. 멋들어지게 노래를 불렀다. 축제에 참가한 여학생들은 우리 밴드를 향해 소리를 질러댔다. 정말 열기가 뜨거웠다. 여학생들의 함성을 들으니 너무 신이 났다. 세상 모든 걸 얻은 느낌이었다. 신비로운 경험이었고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내 음악인생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점점 음악세계에 빠져들었다. 밴드 활동에 더 열심히 매진했다. 전국 무대에도 진출했다. 당시 가수 이문세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약칭 별밤)라는 코너의 뽐내기 대회에 나갔다. 우리 반 학생 50여명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지지를 받아 출연한 것이다.

하지만 무대경험이 많지 않고 다소 당황하는 나와 우리 밴드 단원들의 모습에 ‘피식’ 웃던 이문세씨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이문세씨의 웃음을 뒤로 하고 대상을 차지했다. 다음날 나는 학교에서 제법 유명인사가 됐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수원에서도 내 노래 실력을 알아주기 시작했다. 수원시 청소년 음악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여학생들 사이에 ‘김승일 팬클럽’이 생길 정도였다. 노래를 부르고 좀 더 다듬어진 성악가로 거듭나고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일이 있다. 바로 무감각해진 나의 영성이다. 주일에만 형식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소위 ‘선데이 크리스천’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런 내 신앙심은 교회 권사님으로 믿음생활에 열심이셨던 어머니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결코 하나님은 김승일을 버리시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나를 향한 계획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해 나가셨다고 믿는다. 이제와 고백함이 주님께 송구할 따름이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