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반대” 안철수 “찬성”… 규제프리존 법안 운명은 기사의 사진
박근혜정부의 대표 규제완화책인 ‘규제프리존 특별법’이 대선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문제는 정부는 여전히 규제프리존법 통과와 시행을 전제로 정책을 입안하고 있어 향후 정책적 혼선이 우려된다.

17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산업통상자원부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주요 영향과 대응방향’이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을 보면 정부는 규제로 인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육성해야 할 신산업 촉진에 어려움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에 업종·입지·융복합 등 규제를 한정된 지역에서 과감히 철폐하는 규제프리존 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규제프리존은 박근혜정부가 2015년 12월 발표한 규제완화 정책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지방자치단체에 각각 2가지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특별법으로 해당 지역에 규제를 대폭 풀어주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당시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 등 13명이 ‘지역전략산업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가 자동 폐기됐다. 같은 해 5월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이학재 의원 등 새누리당 122명과 국민의당 의원 3명 등 125명이 재발의해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는 계류 법안에 대한 국회통과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규제프리존법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지난달엔 안건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결국 규제프리존법의 존폐는 차기 정권을 누가 잡느냐에 달리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규제프리존법이 통과돼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밝히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박근혜정권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문 후보는 네거티브 규제로 신산업 분야를 육성할 수 있다는 말로 규제프리존의 무용론까지 언급했다. 현재 민주당과 정의당은 법안에 반대하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은 찬성 입장이다.

문제는 정부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앞세워 규제프리존법이 통과돼야 한다는 프레임을 바꾸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의 내부 문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이후 작성된 것임에도 규제프리존 법안이 국회 통과를 가정해 작성됐다. 규제프리존, 국가전략프로젝트 등과 연계해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규제·제도 정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구현 등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여기에 규제프리존에 해당하는 14개 시·도, 27개 전략산업 대상 시행을 통해 지역 단위의 규제개선 효과를 전국 단위로 확산하겠다는 계획도 포함시켰다.

기획재정부도 규제프리존 법안 통과를 염두에 두고 ‘맞춤형 지역전략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예산을 책정했고 그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확신을 갖고 정책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플랜B를 준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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