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의 승부수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행사 않겠다” 기사의 사진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재입찰을 노린 금호아시아나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지만 오히려 중국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상표권 등 특허와 방산 등 핵심 기술 유출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커 변수가 될 전망이다.

18일 박 회장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산업은행의 부당하고 불공정한 매각 절차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고 우선매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요청했지만 채권단 간사인 산은 등이 불허하자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정한 재입찰을 촉구하면서도 일단 소송은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산은 측은 박 회장의 재입찰 요구에 논의할 가치가 없다며 일축했다. 이에 따라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은 채권단이 박 회장 측에 제시한 우선매수권 행사 시한 다음날인 20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더블스타가 ‘금호’ 상표권 문제를 포함해 차입금 만기 연장, 방산부문 분리 등 선행조건에 대해 산은과 합의하고 매각대금 9550억원을 입금해야 매각이 완료된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박 회장이 한 발 물러난 것에 대해 업계는 6개월 후 재입찰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표권을 무기로 매각 절차를 지연시켜 우선매수권 부활을 노리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앞서 산은 등은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서는 20여년간 금호 상표권을 사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현재 금호 상표권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금호산업이 갖고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 상표권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매각 절차를 6개월 이상으로 늦추면 박 회장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된다. 사드 보복 등으로 악화된 국내 여론과 대선 이후 산업은행장 등 교체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각 절차에 속도가 붙으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에 넘어가게 된다. 이를 두고 기술 유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현재 874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세계 시장에 통용되는 국제 특허도 50여건에 달한다. 금호타이어가 국내 타이어 기업 중 유일하게 방산업체로 지정돼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쌍용차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됐으나 상하이차는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한국에서 철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6개월간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의 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국산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금호아시아나의 철저한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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