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삶] 단청 기사의 사진
조선시대 궁궐인 창덕궁 단청
단청(丹靑)은 말 그대로 붉고 푸르다는 뜻이다. 건축 재료의 색을 그대로 드러내는 전통가옥이 자연색이라면 단청으로 장엄하게 색을 올린 궁궐이나 사찰의 색은 정신색이라 불러도 좋겠다.

단청은 건축물의 주재료인 나무를 비바람이나 벌레로부터 보호하고 한편으로는 위엄을 과시하는 색이다. 붉은색이 주조를 이루는 전통 중국 건물, 검정과 회색이 주색인 전통 일본 건축과는 달리 우리 건축물은 음양오행 원리에 입각한 오방색을 적용한다.

단청은 건물의 용도와 품격에 따라 차이를 둔다. 단청의 기본이 되는 가칠단청은 종묘에서 보듯이 나무의 썩는 성질을 막기 위해 문양을 넣지 않고 단색으로 칠하는 기법이다. 향교나 서원에는 이러한 가칠단청 위에 긴 선을 그려놓는데 이를 긋기단청이라 한다. 목재에 선을 그려 넣어 형태를 살리는 시각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모로단청은 건축자재의 양쪽 끝에 무늬가 들어가고 가운데는 긋기단청을 한 것으로 주로 궁궐이나 관아 건물에 적용하였다. 금단청은 사찰 건물에서 건축목재 전체를 갖가지 문양으로 꽉 채워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우리 전통건축물의 윗부분은 초록으로, 아래는 빨강으로 채색함을 원칙으로 삼는다. 햇빛이 많이 드는 아래쪽은 빨강으로, 처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어두운 부분은 초록과 파랑으로 밝기를 높여 전체적인 색채조화를 이룬다. 이것은 초록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는 복식의 원리와 일맥상통한다.

색은 이처럼 예술일 뿐 아니라 생활이자 과학이다. 또한 지혜가 녹아 있다.

단청의 바탕색은 양기가 강한 빨강·노랑·초록을 주색으로 하고 음기가 강한 하양과 검정으로 테두리를 그리거나 마감을 한다. 유채색과 무채색으로 건축에 활기를 불어넣는 단청은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우리만의 독특한 미적 감각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보색대비는 현대의 디자이너도 시도하기 힘든 활용이다.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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