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압박 수위 높인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 기사의 사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국-사우디아라비아 최고경영자(CEO)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인사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 중인 사실을 밝힌 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연내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 2008년 테러지원국 해제 이후 9년 만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다른 수단들과 함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검토는 이란에 대한 제재 강화 방침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앞서 미 하원은 이달 초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촉구하는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상원 의결 과정이 남았지만 의회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아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북한이 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할 경우 테러지원국 재지정 절차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그동안 해마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지를 심사해 왔으나 북한이 테러에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9년째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올 들어 북한이 신경가스 VX를 이용해 김정남을 암살하고, 테러지원국인 이란 시리아 등과 유엔이 금지한 무기를 거래한 행위 등이 드러나면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국제사회로부터 또다시 낙인찍히게 되고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 등에서 기피 대상이 되면서 고립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이란 시리아 수단 3개국뿐이다.

미국은 테러지원국 재지정뿐 아니라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다양한 제재안 마련에도 나섰다. 오는 27일 틸러슨 장관이 직접 주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차단, 북한 국적기의 국제 노선 운항 금지, 북한 노동자 채용 금지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제재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과 은행 등에 대한 제재도 논의되고 있다.

한편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은 미국의 대북 전략과 관련해 “우리는 군사 옵션을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지만 모든 옵션을 상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라이언 의장은 이날 런던에서 기자들이 ‘북한을 폭격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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