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유기 범죄에 대한 법적 처벌이 너무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가 지난 2011∼2016년 선고된 영아 유기(치사 포함) 1심 판결문 69건을 분석해보니 실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1명뿐이었다. 다른 혐의로 함께 재판받은 3명을 제외하면 영아 유기죄로만 교도소에 간 사람은 8명에 불과했고 이 중 5명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결국 아이를 버려 재판에 넘겨진 사람 10명 가운데 8명꼴로 감옥에 가지 않은 셈이다. 아기를 버린 부모가 경찰에 잡혀도 재판까지 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2010∼2014년 영아 유기 사범 344명 중 84명만이 기소됐을 정도다.

영유아 유기는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52건, 2010년 69건에 불과하던 영아 유기는 2011년 127건, 2012년 139건으로 늘더니 2013년에는 225건으로 폭증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한 ‘베이비박스’를 통해 보호시설에 등록되는 아이도 해마다 늘고 있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영유아는 2011년 35명, 2012년 78명, 2013년 235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입양특례법 개정(2012년 8월)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현행법상 영아 유기는 최고 형량이 징역 2년 또는 벌금 300만원으로 절도죄(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적다. 미국 캐다나 영국 호주 등이 영아 유기를 중범죄로 보고 처벌하는 것과는 사뭇 비교된다. 6·25 전쟁 직후 만들어진 현행법을 시대 변화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엄벌주의가 대안이 될 순 없지만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에는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마땅하다. 물론 아이를 버리지 않을 사회 시스템 구축이 최우선 선결 과제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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