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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김혜림] 블라인드 검증을 제안한다

새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을지 심사숙고해야… 리더십·공약으로 비교 평가해보면 어떨까

[내일을 열며-김혜림] 블라인드 검증을 제안한다 기사의 사진
2014년 12월 9일자부터 국민일보에 ‘국민 컨슈머리포트’라는 타이틀의 기획기사를 격주로 연재하고 있다. 우리가 바르고 먹는 화장품과 가공식품 등 생활용품의 장단점을 톺아보기 위한 의도다.

매회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5개 브랜드 제품을 선정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펼친다. 일회용 용기에 담은 제품을 평가자들이 발라보고 시식하면서 항목별로 철저하게 상대평가를 한다. 기능적인 평가가 끝난 다음 화장품은 성분, 가공식품은 원재료와 영양 구성을 공개하고 이에 대해 평가한다. 가격을 공개한 뒤 최종평가를 한다. 제품의 알맹이만을 비교, 상대평가하는 것이다. 가공식품은 호텔 셰프들이, 화장품은 피부과 전문의와 관련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평가를 맡고 있다.

가공식품의 순위는 시장점유율과 비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화장품은 의외의 결과가 속출해 놀랐다.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로 엄청나게 비싼 화장품들이 꼴찌를 도맡았다. 초기에는 좌불안석이었다. 일회용 용기에 제품을 담을 때 헷갈린 건 아닐까. 평가자들에게 받은 점수 합계를 잘못 낸 게 아닐까. 그러나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디올, 샤넬, 겔랑, 라메르, 에스티로더, 시슬리, 클라란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 제품에 낙제점을 주었다. 고가여서 감점을 받는 게 결코 아니다. 가격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1차 평가에서도 글로벌 브랜드들의 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특히 문제 성분이 수두룩해 성분평가는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기능과 좋지 않은 성분들을 ‘삐까뻔쩍’한 브랜드로 가리고 있었다.

국민 컨슈머리포트 평가방법을 이번 대통령 선거에도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보수’ ‘진보’ 표찰을 떼고 오로지 후보들의 정책 공약과 리더십만 상대비교 평가해보자는 것이다. 유력 대선 후보 5명이 참여하는 TV토론에서 말싸움이나 하는 그들을 보면서 ‘뽑을 후보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경제, 통일, 복지, 교육, 외교, 저출산 극복 등 항목별로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해보자. 각 후보의 항목별 정책에 1점부터 5점까지 주는 상대평가를 하다 보면 찍어야 할 후보의 윤곽이 잡힐 것이다. 그리고 공약을 실천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해보자. 후보들이 그동안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일을 누구와 어떻게 해왔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치욕의 역사를 대한민국에 안긴 박근혜 전 대통령. 불가사의한 관계로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린 최순실은 이미 영애 시절부터 그의 곁에 있었다. 국민의 소리에 눈과 귀를 막은 그의 ‘불통’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부터 도마에 올랐었다. ‘이 땅에 배곯는 이들을 없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브랜드에 혹한 우리는 그런 사실을 외면, 5년 전 그를 우리의 대통령으로 뽑았었다.

화장품은 3∼4개월을 쓴다. 지금 우리가 뽑을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까지다. 5월 연휴 휴가계획을 세울 때가 아니다. 5년간 이 나라를 이끌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을지 심사숙고할 때다. ‘리더십 인사이트’ 저자 마이클 앤드루는 리더는 ‘머리’ ‘가슴’ ‘손’이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후보들의 공약이 구한말을 방불케 하는 열강 각축의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어 ‘대한민국호’를 지켜낼 만한지, 정적과도 소통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지, 추진력과 능력이 있는지 톺아보자.

김혜림 논설위원 겸 산업부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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