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기로 사기 덮기 9년… 결국 철창으로 기사의 사진
9년에 걸쳐 사기를 사기로 덮으려 했던 60대 남성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최용훈)는 사업자금을 빌려 달라고 속여 1억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조모(6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08년 5월 조씨는 지인인 A씨에게 “대형 실내 멀티스포츠센터 사업을 위해 땅 살 돈이 필요하다”며 1억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조씨는 동업자를 상대로 사기를 쳐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A씨에게 1억원을 뜯어내 피해금을 갚는 데 썼다. 조씨는 해당 사기죄로 2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뒤에도 거짓말을 이어갔다. 사업자금으로 빌려간 돈을 갚으라는 A씨에게 “수억원을 호가하는 그림이 있으니 이를 팔아서 갚겠다”며 A씨를 계속 속였다. A씨는 8년 만인 지난해 11월 서울 종암경찰서에 조씨를 고소했다. 조씨는 경찰에서도 “사업자금으로 쓰려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사업이 실패하면서 돈을 갚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경찰은 조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검찰에 ‘혐의 없음’으로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기록을 검토하다 조씨가 A씨에게 사업자금 1억원을 빌린 시점에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던 사실을 발견했다. 검찰은 조씨가 연루된 민·형사 사건 기록, 금융계좌 거래내역 등을 추적했다. 그 결과 조씨가 당시 2심 선고를 2주 앞두고 스포츠센터 사업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빌려 피해금을 변제하는 데 모두 쓴 사실을 밝혀냈다. 사업계획은 애초부터 없었던 거짓말이었다. 조씨는 심지어 구속되기 하루 전에도 A씨에게 “중요한 회의가 있으니 한동안 연락이 안 될 것”이라고 둘러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25일 조씨를 구속했다. 이 와중에도 조씨는 거짓말을 멈추지 않았다. A씨에게 “두 달 안에 반드시 갚겠다”고 읍소했다. 또 마음이 약해진 A씨는 불구속수사를 희망한다는 탄원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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