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규의 문화공방]  <102> 뜻밖의 공연 기사의 사진
토마스 쿡 콘서트 선곡 메뉴
자작가수 토마스 쿡. 그는 메뉴판에 자신의 곡명을 정성스럽게 쓴다. 메뉴판은 객석 위에 놓였다. 관객이 입장한다. 객석에 놓인 메뉴판을 들고 노래를 고른다. 관객에게 간택된 곡은 토마스 쿡이 차례로 부른다.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이틀간 진행된 공연은 레퍼토리가 완전히 달랐다. 지난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폼텍웍스홀에서 열린 공연 이야기다.

‘2017 토마스 쿡 콘서트-A La Carte)’라는 타이틀의 공연이었다. 프랑스어로 고객의 주문에 의해 제공되는 일품요리란 뜻이다. 토마스 쿡의 음악 메뉴를 골라 들을 수 있는 콘서트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1999년 그룹 마이 앤트 메리 보컬로 데뷔한 토마스 쿡은 2005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앨범을 수상하면서 지평을 넓혀 왔다. 소극장 공연으로 뮤지션들의 음악적 소통 방식이 다채롭게 진화하고 있다. 팬들의, 팬들에 의한, 팬들을 위한 맞춤 공연이다. 대극장 공연에서 이 같은 콘셉트는 꿈도 꿀 수 없다. 사전에 정해진 곡으로 조명과 무대영상이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소극장 공연은 코앞에서 아티스트를 조우하기에 즐거움이 배가된다. 토마스 쿡이 이 공연을 기획한 이유는 그동안 공연을 하면서 미리 정해진 레퍼토리가 관객의 현장 반응과 어긋날 때의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그 아쉬움은 결국 관객이 레퍼토리를 정하는 소극장 공연을 구현해냈다.

오는 5월 말에도 놀라운 소극장 공연이 열린다.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세계적인 뮤지션 스팅이 400명의 관객을 맞는다. 스팅이 소극장 공연으로 한국 팬들과 음악적 교감을 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두 공연 모두 무대와 객석 끝의 거리는 직경 10미터다. 미간의 움직임과 호흡의 결을 고스란히 주고받는 거리에서 팬과 아티스트가 맞닥뜨린다. 숨이 멎는 감동의 순간이다.

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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