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지호일] 검찰과 결별할 때 기사의 사진
사냥이 끝나고 사냥개를 삶아 먹을 시간인가 보다.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검찰이 이제는 사방에서 부는 개혁 바람 앞에 속수무책으로 서 있다. 우병우 구속 실패는 민심을 더욱 멀어지게 해 검찰개혁을 시급한 현안으로 인식되게 했다.

유력 대선 주자들도 검찰개혁을 공언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등 익숙한 개혁안들은 검찰 손에 쥐어진 막강한 힘을 견제하고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개혁하자”는 데 토를 달기 쉽지 않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어느 후보도 말하지 않는 게 있다.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선언! 검찰을 청와대 하수인으로 삼지 않겠다는 약속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 돌이켜 보자. 그간의 기획수사, 표적수사, 편파수사 등 지탄받은 수사 상당수는 정치 바람을 탄 것이었다. 그 배후에 권력의 의중, 지침이 도사리고 있다고 의심을 산 경우가 많았다. 인사권이란 목줄을 쥐고 이리저리 몰아댄 청와대와 출세를 위해 줄서는 한줌 검사들의 야합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그러뜨려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두고 보라. 누가 대통령이 되건 위기 때면 검찰을 찾게 될 것”이란 비아냥에 지금의 후보들은 감연히 “아니다”라고 할 수 있나. 권력을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검찰을 대하는 입장이 확 달라지는 모습을 우리는 숱하게 봐왔다. 검찰개혁의 전제는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검찰청법 제4조 규정)로서 공정하고 정의롭게 수사·기소권을 사용토록 강제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그 대상이 살아있는 권력이든, 자본이든, 제 집안 식구든. 권력과 그에 맥을 못 추는 검사들의 동맹을 끊지 않는 한 애먼 칼춤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지금 대선 후보들에게 필요한 건 검찰권과의 결별 선언이다. 검찰정치의 유용성에 대한 미련이 남더라도 이별을 고할 때다.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이 답은 정치권력과 검찰을 분리해 내는 데서부터 출발할거라 본다.지호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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