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유영만] 4차 산업혁명은 사람혁명이다 기사의 사진
4차 산업혁명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선진국 사례를 들면서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혁명적인 변화상을 여러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그 실체와 실상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은 물론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과 센서 기술로 연결되는 초연결성과 사람을 능가하는 지능을 갖게 되는 초지능성, 그리고 방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예측 가능성이 4차 산업혁명을 특징짓는 대표적 3대 특성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연결혁명이고 지능혁명이자 예측혁명이다. 접촉하고 접속하는 모든 순간이 센서로 감지되고 감지된 모든 흔적이 데이터로 축적되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분석해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 것인지도 알아맞히는 무서운 예언자의 시대가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초연결성을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나와 인식, 관심을 달리하는 사람과 협업을 통해 융합혁명이 일어나야 되고 초지능성을 능가하는 인간의 지성과 지혜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나아가 예측 가능성으로 대처하기 불가능한,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우연한 영감(serendipitious interactions)과 임기응변력으로 무장한 창발성(emergence)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기계나 기술이 주도하는 혁명이 아니라 기계나 기술을 만드는 사람이 주도하는 혁명이다. 사람혁명 없이 4차 산업혁명도 없다. 사람혁명 없이 달려가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는 암울한 그림자가 기다릴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사람혁명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무엇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나 기계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한다고 해도 동물성이나 식물성, 사물성이나 기술성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특이점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이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고유한 첫 번째 능력은 호기심을 기반으로 질문하는 능력이다. 기계는 정해진 알고리즘 안에서 가능한 질문을 하지만 인간은 무한한 호기심을 품고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한다. 질문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전대미문의 색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관문이다. 질문이 바뀌면 관문이 바뀌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뀐다. 질문은 익숙한 집단의 소속감에서 벗어나 낯선 세계로 진입하려는 용기 있는 결단이다. 두 번째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은 감수성을 기반으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다. 감수성은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가슴으로 생각하는 측은지심이다. 감수성으로 포착되는 측은지심이 있어야 타인의 입장에서 보고 들으며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감능력이 생긴다. 내가 타자의 입장이 되어 직접 해보지 않으면 공감능력은 생기지 않는다. 머리는 좋지만 따뜻한 가슴이 없는 책상 똑똑이(book smart)가 문제가 되는 것도 공감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세 번째 인간의 고유 능력은 이연연상(二連聯想)의 상상력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창의력이다. 창의력은 없었던 생각을 새롭게 제기하는 발상(發想)이 아니라 익숙한 기존의 것을 낯선 방식으로 연결시키는 연상(聯想)이다. 감수성으로 포착된 타인의 아픔을 어떻게 하면 치유할 수 있을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이 이연연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창의력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근간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해보는 가운데 떠오르는 연상의 결과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고유한 능력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문제 해결을 통해 깨닫는 체험적 통찰력이자 실천적 지혜다.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기술혁명 시대에 기술적 실수로 발생하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오로지 인간밖에 없다. 예외적인 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과 즉흥적인 결단으로 과감하게 실행하면서 축적하는 실천적 지혜는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안타까운 건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들의 독서 실태다.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의 독서 시간은 하루에 6분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사람혁명이라면 하루에 6분 정도 투자하는 독서로 사람혁명이 가능할까. 세 사람 중에 한 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생활습관으로 사고의 혁명을 기대할 수는 없다. 사람혁명은 사고혁명이고 사고혁명은 독서혁명에서 비롯된다는 현실인식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웅비의 날개를 펼치는 것은 어떨까.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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