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새김-오종석] 세종 리더십 갖춘 후보를 뽑자 기사의 사진
오는 15일은 세종대왕 탄생 620주년(1397년 5월 15일 출생)이 되는 날이다. 이날은 ‘스승의 날’이기도 하다. 위대한 세종대왕이야말로 진정한 겨레의 스승이라는 뜻에서 국민이 기념하도록 정부가 정했다.

대통령 선거가 1주일 남았다. 소중한 한 표를 누구에게 행사할지 아직도 고민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이번 선거처럼 영호남 지역색이 거의 없고, 보수와 진보의 대결국면이 약해진 경우도 드물어서 더욱 그렇다. 이런 때일수록 기본을 생각하고, 역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지, 우리 국민에게 진정으로 다가서는 지도자가 누구인지, 누가 우리의 미래를 제대로 이끌어갈 지도자인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세종 리더십의 기초는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민생과 소통, 통합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은 민생을 통치의 최우선으로 삼았다. 백성들이 문자를 쉽게 익히고 편히 쓰도록 한글을 창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꼽히는 그는 백성을 나라의 뿌리로 생각하고, 그들과 더불어 다스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국정을 수행했다. 또 세종의 소통 리더십은 권위주의적인 군주시대 여타 임금들과는 달랐다.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그는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본격적인 정사에 들어갔다. 조정 대신들에게 업무 보고를 받고, 왕실 어르신들을 일일이 찾아뵙는 문안 인사를 했다. 이어 집현전 학사들과 정치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상소문을 검토했으며, 밤늦도록 중요한 정책에 대해 백성들의 의견을 구하는 ‘구언’도 잊지 않았다. 세종 12년인 1430년 3월에는 조선에서 상상하기 힘든 사건이 벌어졌다. 혁신적인 조세개혁을 위해 백성들의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라는 어명이 내려진 것. 이 여론조사에는 무려 다섯 달 동안 17만명 넘는 백성이 참여했다. 백성 다수는 새 세법인 공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많은 토지를 소유한 조정 대신 등 고위 관리들은 대부분 거세게 반대했다. 세종은 이들과 끊임없이 논의를 거듭하면서 설득해 결국 조세개혁을 이뤄냈다.

통합의 리더십은 특히 뛰어났다. 세종은 신분이나 당파를 구분하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다. 세종 시대 18년 동안이나 정승을 지낸 청백리의 표상 황희는 세종이 왕자였던 시절 세자로 책봉되는 것을 끝까지 반대해 귀향까지 다녀온 인물이었다.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은 노비 출신으로 관직에 나갈 수 없었던 신분이었지만 정4품 호군의 벼슬까지 올랐다. 세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그는 자격루(물시계) 외에도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었다.

유력한 대선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최근 TV 토론회에서 ‘역사 인물 중 자신의 리더십이 누구와 비슷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똑같이 세종을 꼽았다. 문 후보는 “(세종은) 획기적인 조세개혁을 했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다”며 “국민과 눈을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장영실을 등용해 많은 업적을 이뤘는데, 실력만 인정해 뽑은 결과이며 백성들로부터 정책을 미리 경청하고 검증한 수많은 사례가 있다”면서 “세종의 인사와 소통 리더십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모두 민생과 소통, 국민통합을 역설하기는 마찬가지다. 누가 진정 세종을 닮았을까. 세종 리더십을 기준으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따른 국정공백과 불안한 외교·안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어려운 경제를 살려낼 후보를 찾아보자.

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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