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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 후보들은 ‘막말 선거’ 당장 중단하라

대선 후보들의 막말이 도를 넘었다. 이제는 대중연설에서 욕설을 마다하지 않는다. 품격을 찾아보기 힘든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욕설을 섞어 비난한 대상은 1주일 뒤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의논해야 할 상대방이고, 그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이다. 상식을 벗어난 거친 언사가 남길 후유증이 걱정된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는 충남 공주 유세에서 “선거철이 되니 색깔론이 시끄럽다. 이제 국민들도 속지 않는다, 이 X들아”라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남 김해 유세에서 시민단체를 향해 “좌파들에게 많이 당했다. 도둑X의 XX들”이라고 했다. 후보뿐이 아니다. 문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인 이해찬 의원은 “극우 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가세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홍 후보는 선거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바라지를 하면 실업자 신세는 면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지금 유세장에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비전과 합리적인 설득은 실종된 채 상대방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자극적인 말만 난무하고 있다.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막말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기존 지지자를 결속시키면 선거에서 승리하거나, 설령 지더라도 당초 목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상종하지 못할 세력으로 비난하거나 ‘빨갱이’라는 색깔을 덧씌우기 위해서라면 자극적인 말은 물론이고 욕설까지 내뱉을 수 있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어서다.

어느 후보도 막말 공방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가 막말 후보를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는 원칙적인 이야기는 실효성이 떨어진다. 물론 후보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고, 유권자는 이를 잘 판단해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는 후보를 선택에서 배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후보들이 각성해 막말이 없는 선거를 치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감정적인 여론몰이로 약간의 정치적 이득을 얻는 것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국민들이 서로에게 손가락질하게 만드는 것보다 중요할 수 없다. 유권자의 눈을 가려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한자리에 모여 ‘막말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고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흑색선전을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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