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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박현동] 전속과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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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專屬)은 이중적이다. 독립적이나 배타적이다. 여기서 힘이 나온다. 견제가 없으니 남용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독점(獨占)도 똑같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이 그렇고, 검찰의 기소독점권도 마찬가지다. 대선 후보 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갖지 못한 쪽에서는 나누자고 하고, 가진 쪽에서는 나누면 폐해가 크다고 반대한다. 둘 다 틀린 주장은 아니다. 전자는 검찰로부터, 후자는 경찰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두 제도 모두 도입 당시엔 필요성이 인정됐다. 지금도 필요성이 완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의 경우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수사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일본으로부터 차용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공정위를 삐딱하게 본다. 공정위가 대기업의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를 이런저런 이유로 고발을 포기해 전속고발권이 ‘대기업 봐주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며칠 전 현대차 납품업체의 담합혐의를 공정위와 조율 없이 기소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내심 전관예우를 염두에 둔 공정위와 대기업의 암묵적 사전거래 행위라고 의심한다. 솔직히 검찰로선 전속고발권이 불편하다. 공정위가 ‘경제검찰’로 불리는 것도 마뜩찮다. 전속고발권 폐지론은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정치권에 공감을 확대했다. 최순실 사태로 자본과 권력의 공생관계가 드러나면서 존폐위기에 몰렸다. 공정위라고 앉아서 당할 리는 없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기업 간 분쟁이 소송대란으로 이어지고 최악의 경우 경제가 망가진다고 반론을 편다.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논리다.

기소독점권도 같은 처지다. 도전장을 던진 쪽은 경찰이다. 기소독점권을 없애거나 최소한 기소와 수사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소독점권이 정치검찰을 양산하고 국가기강을 흔든다는 것이다. 정권교체기 또는 정치검찰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제기됐다. 경찰의 숙원이다. 하지만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식었다. 표면적 이유는 인권보호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다. 검찰권력은 정치권력을, 정치권력은 검찰권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 법도 시대적 요구와 기준에 따라 변해야 하는 것처럼 권력독점이 영원할 순 없다. 그런데도 전속고발권과 기소독권점을 둘러싼 논쟁이 왜 국민들에겐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까. 공정위와 검찰, 경찰이 답해야 한다. 원죄(原罪)다.

박현동 논설위원,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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