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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를 협상카드 이용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

혈맹에 노골적 안보장사 방위비분담금·FTA 비상 ‘동맹 코스트’ 증가 불가피

안보를 협상카드 이용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한·미 관계 전반에 ‘트럼프 리스크’가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은 안보 문제가 아닌 협상 카드’라는 인식을 드러내면서 반세기 넘게 이어진 한·미 군사 동맹의 기본 가치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9일 대선 직후 출범하는 새 정부의 한·미 관계 정립에도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드(THAAD)와 관련해 “내가 한국에 한 말은 ‘재협상 전까지는 이전에 체결된 협상을 준수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에게 반기를 드는 일이 가장 싫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도 했다. 전날 청와대가 “맥매스터 보좌관이 한·미 양국 간 사드 관련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밝힌 것에 대한 일종의 반박으로도 해석되는 답변이다.

‘사드 배치 비용을 둘러싼 한·미 양국 간 재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그의 언급은 기존 합의 파기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거듭 강조했던 ‘동맹 코스트’(동맹국들이 더 많은 기여를 한다는 뜻) 지불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정부에서 체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불공정성을 들어 재협상 필요성을 거론했고, 올 연말 시작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도 여러 요인을 들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역시 NBC방송에 출연해 “미사일방어(MD) 체계든 뭐든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이 더 기여를 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혀 왔다”며 “부유한 나라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더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단언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사드 비용 부담은 미국의 몫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1일 “맥매스터 보좌관 언급은 한·미의 기존 합의가 유효함을 재확인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사드 비용 문제는 재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구체적인 계산서를 들이밀면서 ‘더 많은 기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경우 우리 정부가 이를 무작정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비용 분담의 당위성 등을 놓고 한·미 양국 간 이견 노출 및 사회적 갈등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출범하는 신정부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 멕시코 장벽 건설 등 ‘말 폭탄’을 쏟아냈지만 실제로 이룬 것은 별로 없다. 사드 발언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략적, 외교·안보적 차원에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한·미 관계에 결코 좋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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