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정진영] 한국인 ‘타임’ 표지인물 기사의 사진
‘타임 표지에 실리면 역사가 된다.’ ‘타임의 커버스토리는 현대사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영향력을 나타낸 말이다. 한때 타임은 세계 여론을 주도하던 매체의 하나였다. ‘팍스아메리카’로 일컫는 20세기 후반 세계를 대표했던 이 미국 잡지의 힘은 ‘타임이즈(Timese)’라 불리는 독특한 글쓰기에서 나왔다고도 한다. 빨강 테두리는 타임의 상징이었다. 테두리 안에 담긴 정보는 반드시 알아둘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 많은 기사들 가운데 옥석을 스스로 구분해서 ‘알맹이’만을 전달한다는 것이 이 잡지의 정신이었다.

타임의 표지에 오른 인물은 가장 중요한 글로벌 뉴스의 주인공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인들만이 앞면 겉장에 실렸다.

타임 아시아 판에는 한국인이 표지인물로 더러 등장했다. 1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었다. 1950년 10월 16일자에 실렸다. 한국전쟁에 관한 기사가 주요 목차를 차지했을 때였다.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표지를 장식했다. 98년 8월 17일자엔 박세리 선수가 체육인으로는 처음 얼굴을 내밀었다. US오픈에서 우승한 직후였다. 한류열풍이 고조될 무렵인 2005년 11월 14일자엔 배우 장동건이 연예인 최초의 표지인물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로는 1호로 2012년 12월 7일자 표지의 주인공이 됐다. ‘스트롱맨의 딸(Strongman’s daughter)’로 기사에 소개된 것과 관련, 당시 논란이 있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스토롱맨’을 ‘강력한 지도자’로 해석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이견이 잇따라 제기됐다. 타임은 온라인 판 기사에서 이를 ‘독재자의 딸(Dictator’s daughter)’로 다시 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타임 표지인물이 됐다. 5월 15일자다.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제목과 함께 ‘문재인은 북한의 김정은을 상대할 남한의 리더가 되려 한다’는 소개가 달렸다. 당선이 유력한 후보로 여기고 인터뷰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일이 임박하면서 선거전은 갈수록 뜨겁다. 만약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기왕의 타임 표지인물에 걸맞은 업적을 이루길 바란다.

정진영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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