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한민수] 청와대의 새 주인 기사의 사진
대한민국 대통령이 거주하며 집무를 보는 청와대(靑瓦臺)는 고려시대 남경의 별궁이 있던 터다. 조선 초 경복궁을 창건하면서 후원으로 삼아 연무장 등이 들어섰고 왕의 친경지(親耕地)로도 사용됐다. 이후 일제가 이곳에 총독관저를 지었는데 지금의 청와대 본관도 이때 건축한 것이다. 광복이 되자 미 군정장관의 관저로 쓰였으며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대통령 관저가 됐다. 당시 명칭은 경무대였다. 윤보선 대통령이 청와대로 개칭했다. 2층의 화강암 석조로 지어진 본관 지붕을 청기와로 덮은 데서 따왔다고 한다.

90년 대통령 관저가 신축됐고 93년 김영삼 대통령의 지시로 조선총독이 기거했던 구관이 철거됐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집무실, 접견실, 회의실 및 주거실이 있는 본관과 비서실, 경호실, 춘추관, 영빈관 등의 부속 건물로 구성돼 있다. 넓은 정원,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후원과 연못이 있다.

이 청와대에 5월 10일 새 주인이 입주하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돼 떠난 지 두 달 만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예전처럼 절대 권력자의 주거 및 집무기능을 할지는 불투명하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청와대 변경 공약’을 내놨기 때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청와대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관저도 광화문 인근에 마련하겠다고 하는데 대통령 경호 문제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부청사 주변에 고층 건물이 많아 저격 위험이 크고 부근에서 과격시위가 열리면 대통령이 청사 안에 고립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아예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개헌 사항이어서 그 전까지는 청와대 비서동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 후보들이 이처럼 집무실을 광화문이나 비서동으로 옮기겠다고 하는 것은 ‘박근혜 트라우마’ 탓이다. 현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동 간 거리가 약 500m에 달해 걸어서 10분이나 걸린다. 지난해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집무실까지 갔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19대 대통령이 들어서면 청와대는 어떤 식으로든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이전이나 구조 변경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가 아닐까. 비서들과 격의 없이 지내고 국민하고 적극 소통하겠다는 자세 말이다. 글=한민수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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