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우리교회-경기 양평 국수교회의 ‘한사랑 빨래터’] 동네 어르신 30명에 알바 일거리 제공

독거 노인 등 취약계층 이불 빨래 봉사

[톡톡! 우리교회-경기 양평 국수교회의 ‘한사랑 빨래터’] 동네 어르신 30명에 알바 일거리 제공 기사의 사진
경기도 양평 국수교회 ‘한사랑 빨래터’에 근무하는 지역 어르신들이 빨래방 세탁기 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최근에 들른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국수교회(김일현 목사) 옆 ‘한사랑 빨래터’.

넓은 탁자에 둘러앉은 할머니들 예닐곱 명이 ‘젠가’(나무블록 쌓기 게임) 놀이를 하는 동안 한쪽에선 대형 건조기가 이불을 말리고 있었다. 작업 완료 신호음이 울리자 할머니들은 약속이나 한 듯 짝을 지어 이불을 차곡차곡 개기 시작했다.

국수교회가 2012년 양평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인 한사랑 빨래터는 어느새 동네 명물이 됐다. 지역 내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가정의 이불을 수거해 세탁해주고 다시 배달해주는 일을 맡고 있는데, 이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직원은 동네 어르신들이다.

총 30명인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대는 80대 초반으로 최고령자는 94세다. 이들은 몇 개 조를 나눠 일주일에 한번 빨래방에 출근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한다. 업무 강도는 높지 않다. 빨랫감과 세제를 집어넣고 기계를 돌려 세탁하고 건조시키고, 개는 일 정도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빨랫감을 걷었다가 다시 배달하는 일은 국수교회 자원봉사자들이 돕는다.

빨래방 사역을 전담하고 있는 국수교회 남창원 부목사는 8일 “어르신들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출근하시는데도 이 일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존재다’라고 생각하시면서 행복해하신다”고 귀띔했다.

빨래방은 일거리를 갖게 된 어르신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빨랫감을 내놓는 독거노인들에 대한 돌봄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김일현 목사는 “처음에는 독거노인 분들이 누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빨래거리 없다’며 거부하곤 했다”면서 “하지만 이분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교회 자원봉사자들이 정성을 다해 섬기면서 ‘섬김 사역’이 뭔지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회 측이 빨래방 사역에 목사 출신의 부교역자를 전담 사역자로 배치한 건 행정적 업무가 아니라 목회적 차원으로 이 사역을 감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1년 동안 한사랑 빨래터의 수혜 가정은 연인원으로 대략 800가정. 지난 6년 동안은 4800가정에 달한다. 빨래방에서 일한 어르신들은 수백 명에 이른다.

김 목사는 “지역사회 섬김 사역을 구상하거나 계획하는 교회들이 있다면 빨래방 사역을 추천하고 싶다”면서 “지역사회 섬김뿐만 아니라 교회와 지역 구성원들 간 만남과 교제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평=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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