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규의 문화공방] <104> 스마트폰 속엔 누가 사는가 기사의 사진
스마트폰 설명회 장면
얼마 전 가족여행을 떠났다. 여행 내내 중2 딸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아내는 들뜬 마음으로 딸에게 말을 붙인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없다. 침묵이 흐르고 차창 밖 타지의 풍경은 이내 밀려나고 만다. 딸은 목적지까지 스마트폰으로 지루함을 달랠 요량이다. 풀이 죽은 엄마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되었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포화상태다. 청소년들의 여가 시간은 스마트폰으로 채워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한 문화콘텐츠가 그만큼 없다는 방증이다. 스마트폰보다 더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스마트폰은 벌써 뒷전으로 밀려난 이동전화기였을 것이다. 최근 연세대 바른ICT연구소에서 의미심장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들이 일주일에 36시간 정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평균 5시간을 사용하는 셈이다. 부모세대인 3040 역시 30시간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업과 수면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시간을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것이다.

연구결과는 흥미롭다. 게임사용은 줄어들었다. 음악과 동영상 등 엔터테인먼트에 더 많이 할애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성인이 게임사용 비중이 청소년들에 비해 더 높았다. 기성세대나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량은 별반 차이가 없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제한하고 부정적으로 여기는 발상은 위험한 선입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통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스마트폰에서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로 대화를 시도하는 방법은 가장 현명한 부모가 되는 지름길이다. 그동안 기성세대는 앞뒤 가리지 않고 자녀에게 늘 ‘하지 마라’로 대응해 왔다. 다변화하고 있는 세상에서 새로운 소통방식의 출구를 무조건 막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현명한 어른은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안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 교수)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