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정진영] 개신교인과 대통령 선거 기사의 사진
한국 개신교인의 정치적 의사 표명은 유별나다. 대통령 선거 때면 그 양상이 확연히 드러났다. 개신교인 유권자의 동일 종교 후보에 대한 지지가 도드라졌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비롯해 김영삼, 이명박 등 3명의 장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은 이런 성향과 무관치 않다.

2007년 개신교계의 이명박 장로 대통령 만들기 작업은 노골적이었다. 김진홍 목사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설립해 이명박정권 창출에 앞장섰다. 이번 대선 때 사실과 다른 ‘범기독교계의 홍준표 후보 지지선언’으로 물의를 빚은 전광훈 목사는 당시 “이명박 장로를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이름을 지우겠다”고 까지 했다. 장로 김영삼이 ‘주일 선거운동 중단’ 등 후보 캠프 차원의 개신교인 결집에 그쳤다면 ‘MB 대통령’ 프로그램에는 영향력 있는 다수의 개신교인이 다양한 방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흐름이 바뀌었다. 교계와 목회자의 특정 대선 후보 성원은 약발이 떨어졌다. 한국기자협회와 기독언론포럼이 대선 직전인 지난 4월 말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계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데 대해 개신교인의 65.6%가 반대했다. 주목되는 것은 대선 후보를 선택하는 데 목회자의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설문 응답자의 77.9%가 ‘대선 후보 결정 시 설교 등 목회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번 19대 대선에서 KBS 등 지상파 3사가 대선 당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개신교인의 39.3%는 문재인 후보를 택했다. 이어 안철수 25.9%. 홍준표 21.5% 순이었다. 극보수 일부지만 교계가 대놓고 응원한 유일한 대상이 홍 후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종교연고주의’는 통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다. 교인들은 ‘개신교인 후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신교적 후보’를 바랐다. 그 필요충분조건의 성품은 정직함, 책임감, 부패청산 의지 등이다.

대선 때면 주로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후보자와 교회의 묘한 공생이 목격된다. 그러나 그 유통기한은 점점 짧아졌고 어떤 의미에서는 보존기간을 상실했다고 할 수 있다.

표를 찾아 교회를 어슬렁거리는 정치인이나 이 과정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목회자의 담합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정치권력에 가까이 하려는 한국 개신교회의 일그러진 모습은 이번 대선으로 종결돼야 한다. 그것이 결국 성경적인 믿음에 기반한 행위 아닌가.

정진영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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