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고승욱] 유기견 토리 기사의 사진
미국인의 반려동물 사랑은 유별나다. 미국반려동물용품협회(APPA)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인이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은 무려 1억6360만 마리다. 반려견은 7780만 마리다. 한 가구가 1년 동안 반려견에게 쓰는 돈은 평균 1436달러(약 160만원)나 된다.

그런 미국에서도 유기견 문제는 심각하다. 매년 개와 고양이 800만∼1000만 마리가 보호소에 맡겨진다. 미국 전역에 유기됐거나 길을 잃은 반려동물을 위한 보호소가 3500여개 있다. 보호소 운영에 쓰이는 세금만 매년 20억 달러(약 2조 2300억원)다. 그런데도 매년 300만 마리가 보호소에서 안락사된다. 이 중 80%는 건강한 상태에서 삶을 마감한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관련 업무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과에서 담당한다. 지난해 5월 실시된 동물보호와 복지관리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유기된 반려동물은 82만1000마리다. 반려견이 59만6000마리로 가장 많다. 정부는 매년 반려견 6만 마리가 유기되는 것으로 파악하지만 시민단체는 10만 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유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안락사 비율은 20%다.

유기된 반려동물을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발표한 통계가 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에게 “개를 누구에게 얻었나요”라고 물어본 결과다. 37%가 동물보호소에서 데려왔다고 응답했다. 길을 잃고 돌아다니는 개를 키우게 됐다는 응답도 6%에 달했다. 우리나라도 유기견을 대하는 생각이 많이 좋아졌다. 2015년 조사 결과 유기견의 32%인 26만 마리가 새 집으로 입양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토리’를 청와대로 데려가면서 유기견이 퍼스트 독(first dog)이 됐다. 토리는 사람들이 입양을 꺼리는 검은색 믹스견이라 더 화제다. 유기견 보호소가 텅 비게 될 대한민국을 위해 토리가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고승욱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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