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모바일 기기가 발달하고 SNS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여성혐오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채팅앱 안에서 여럿이 함께 문자메시지로 의견을 나누는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방) 내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에서 수차례 논란이 일었다. 주로 같은 학과 남학생 몇몇이 모여 단톡방을 만들고, 이곳에서 여자 동기나 후배를 대상으로 성희롱을 하는 식이었다.

지난해 7월 서울대 인문대 소속 남학생들이 단톡방에서 6개월간 동기 여학생 등을 상대로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심한 욕설과 성희롱, 여성혐오적 대화를 일삼았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두 달 간격으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사적인 메신저 대화까지 문제가 되느냐는 항변도 있었지만, 법원은 지난해 7월 단톡방 성희롱 발언도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민대 남학생이 단톡방 성희롱으로 무기정학 처분을 받자 부당하다며 제기한 행정소송이었다.

이전 같으면 쉬쉬할 단톡방 성희롱 등 온라인의 은밀히 여성혐오가 수면 위로 드러난 데는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활발하게 전개된 여성들의 고발이 큰 역할을 했다.

15일 고려대 캠퍼스 내 게시판에는 한 학과 학생회 간부가 술자리에서 16학번 여학생들을 상대로 수위 높은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이를 고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가 붙은 지 하루 만에 해당 학과 학생회장은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때로는 피해 여학생이 직접 대자보를 써서 성희롱을 폭로하거나 총여학생회가 나서서 공론화했다.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이현재 교수는 “면대면으로 만나지 않아도 연결될 수 있는 인턴넷 문화 때문에 여성혐오 발언을 쉽게 쏟아낼 수 있게 됐지만, 여성혐오 발언을 드러내 보여주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폭로와 고발로 가해자를 처벌하기보다 이런 발언들이 여성혐오라고 공론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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