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류광열 <5> 알거지서 기사회생… 상복에 장로 직분 영광까지

장어 식당에 손님들 밀물처럼 몰려… 최첨단 시설 장어 양식장 다시 시작

[역경의 열매] 류광열  <5> 알거지서 기사회생… 상복에 장로 직분 영광까지 기사의 사진
류광열 장로(왼쪽)의 가족이 삼성교회 예배 중 특송을 하고 있다.
3년 동안 이어진 물난리로 알거지가 됐던 나는 우연한 계기에 장어 식당을 열어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많은 손님들이 촌구석까지 찾아오는지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상복도 터졌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각각 은탑산업훈장과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장한 한국인 대상과 무궁화 대상도 연이어 받았다. 고난을 이겨낸 시골사람을 세상이 인정해 줬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온 가족이 길바닥에 기대어 장어 몇 마리 팔아 생활할 때 가장 괴로웠던 것은 내가 한때 성공한 사업가이자 농업인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전국을 다니며 나의 성공담을 이야기하고 후배 농업인들에게 용기를 주려 했던 내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부끄러웠다. 불현듯 찾아온 낯선 가난, 60억 부채와 높은 금리 속에서 매 순간 죽음을 생각했던 그 시절 나를 건져준 것은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한 일이 아니었다. 바로 삼성교회 장로가 된 것이었다. 그야말로 인생의 밑바닥에서 헤매던 시절 장로 직분을 받은 나는 인생 중 어떤 부귀영화와도 견줄 수 없는 감격을 경험했다. 1992년 초라했던 삼성교회를 헐고 595㎡(180평) 규모의 새 성전을 건축하는 일에 앞장섰을 때의 감격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실패를 경험해야 더 성숙한다고 했던가. 욥과 같은 막장에 떨어져본 경험은 훗날 나와 우리 가족 모두가 신앙생활을 할 때 좋은 자양분이 됐다. 세상적 성공이 아니라 신앙인의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계기가 된 셈이었다.

2002년 본격적으로 시작한 갈릴리농원의 일상은 밀려드는 인파 속에서 시작해 그 속에서 마무리됐다. 전국 각지에서 버스를 대절해 찾을 정도로 유명해져 대기번호표를 받아서 3시간씩 기다리곤 했다. 3년 동안의 수해로 양식업에 다시 도전하는 게 두려웠지만 신앙 안에서 용기를 내 재도전하기로 결정했다. 과거의 실패는 내게 큰 지혜를 줬다. 아무리 큰 비가 내려도 버틸 수 있는 튼튼한 양식장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갈릴리농원의 성공을 기반으로 최첨단 장어 양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3무 정책’이 그 중심에 있었다. 무항생제와 무소독, 무균 양식장을 통해 명품 장어를 키운다는 것이 골자였다. 항생제 대신 미생물을 이용해 찌꺼기를 분해하고 깨끗한 수질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정성껏 기른 장어는 ‘신천장어’라는 이름으로 특허등록까지 했다.

젊은 나이에 사업에 성공했고 남들보다 일찍 실패를 경험하면서 나는 몰라보게 단련됐다. 일상 속에서 감사가 넘쳤고 주님이 나를 이 땅에 왜 보내셨는지에 대한 확신도 생겼다. 주님은 나를 이 땅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사람으로 쓰시길 원하신 게 아닐까. 오늘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한다.

“주님. 제 삶을 통해 예수님의 향기가 전해질 수 있게 인도해 주옵소서. 갈릴리농원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마음에 복음의 씨앗이 심길 수 있게 해 주옵소서. 제가 더욱 겸손하고 순종하는 종이 되게 해 주옵소서.”

끝으로 고난 중 욥이 했던 위대한 신앙고백을 떠올려 본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 23:10)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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