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왜 신고했냐”… 고대 학생회, 성폭력 고발자에 사과문 요구 논란 기사의 사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고려대 모 학과 학생회 간부를 경찰에 신고한 학생에게 학생회가 공개 사과문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고려대 캠퍼스에는 모 학과 학생회 간부가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대자보가 붙었다. 같은 학과 학생 A씨가 이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학생회 측은 “무단신고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었다”며 A씨 실명이 거론된 사과 요구문을 A씨 학번 단체 카카오톡방에 올렸다.

신고자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은 “학과 내에서 발생한 사건을 외부기관인 경찰에 신고해 피해자에게 원치 않는 정신적 부담감을 초래하는 등 2차 가해를 했기 때문”이라고 학생회는 밝혔다. 18일까지 학생회장에게 사과문을 보내 1차 검토를 받으라고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 양성평등센터에 회부,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신고자 A씨는 페이스북에 “범죄사실을 신고하는 것이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해 신고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자신의 행동을 2차 가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에서는 학생회를 비난하는 목소리와 신고자의 행위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부딪쳤다. 학생회장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과 요구문은 학생회가 아닌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인 학생회장이 협의해 작성했다”고 전했다.

A씨는 전화통화에서 “피해자가 부담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찰에 신고를 취소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절친한 사이인 학생회장과 가해자 학생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사건을 해결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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