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5·18 정신, 헌법 전문에”… 기념사의 세 약속 기사의 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왼쪽부터 윤장현 광주시장, 피우진 보훈처장,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문 대통령, 정 의장,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추 대표, 정 권한대행. 광주=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37주년 기념식에서 상처받은 ‘광주정신’의 복원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5월 광주가 지난겨울 촛불혁명으로 마침내 부활했다”며 문재인정부가 5·18 정신의 토대 위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5·18 당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역사왜곡과 폄훼 근절, 5·18 정신 헌법 명문화 등을 약속하며 이를 ‘민주주의 복원’으로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1980년 5월 광주는 지금도 살아있는 현실이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라며 “헬기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했다.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당시의 진실을 규명하고 시민들을 향해 발포를 명령한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일이 우선 과제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 3월 광주를 찾아 ‘5·18 관련자료 폐기금지 특별법’ 제정 등 진상규명 의지를 담은 ‘광주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계엄군의 헬기사격 의혹 해소는 5·18 진상규명의 첫 단추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광주 방문 당시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을 직접 찾아 헬기사격으로 추정되는 탄흔을 살피기도 했다. 광주시는 지난 1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탄흔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전남도청 진압 작전이 전개된 1980년 5월 27일 새벽 헬기사격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도 이날 “객관적 진실규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또 국회 입법을 통한 진상조사 추진 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입법을 통해 진상규명을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민간인에 대한 헬기사격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지난달 발의했다. ‘5·18계엄군 헬기사격 진상규명 위원회’를 설치하고, 당시 최초 발포명령자 및 행방불명자 관련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5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5·18 관련 자료의 폐기와 역사왜곡을 막겠다”고도 강조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이 결국 5·18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차에서 초래된 만큼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진상규명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정의의 문제”라고 규정한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담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은 향후 정치권의 개헌 논의 과정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담아 개헌을 완료할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빌려서 국회의 협력과 국민 여러분의 동의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약한 만큼 향후 국회 개헌특위 등에서 권력구조 개편에 더해 전문 개정에 관한 논의도 진행될 전망이다.

여당도 관련 입법 추진을 통해 문 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 왜곡 금지, 관련자와 단체에 대한 명예훼손 금지,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글=정건희 기자, 광주=김판 기자 moderato@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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