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수사 수준… 285억 특수활동비 계좌추적 관심 기사의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검사들의 '돈봉투 만찬' 논란과 관련해 감찰 지시를 내린 지 하루 만인 18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한 직원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걸려 있는 검사선서 액자 앞을 지나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감찰 지시 하루 만인 18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22명 수준의 대형 감찰팀을 구성하면서 감찰 범위와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감찰이 강제 수사로 전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감찰 지시의 세부 내용 가운데 특수활동비의 출처, 사용체계 점검 등이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형식상 자금 흐름 추적도 필요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합동 감찰팀은 문제의 ‘돈봉투 만찬’ 참석자들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이후 직접 소명을 듣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서울중앙지검이 “후배 격려 차원에서 저녁 모임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만큼 감찰의 초점은 돈봉투 전달 여부와 액수, 이유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참석자들은 언론에 의혹이 불거진 만큼 적극적으로 소명을 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지시 가운데는 ‘격려금 지출의 적법처리 여부’ ‘법무부와 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체계 점검’도 담겨 있다. 문제가 된 만찬 자리뿐 아니라 그간 특수활동비 집행 실태의 정당성을 폭넓게 밝혀보라는 의미다. 법무부의 지난해 특수활동비는 285억원 수준에 달한다.

불투명한 집행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특수활동비임을 고려하면 감찰팀은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의 특수활동비는 그간 대개 현금으로 지출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계좌이체 형식을 따른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결국 감찰팀 입장에서는 각 기관에 집행 내역 자료를 요구하는 한편 특수활동비 관리 계좌의 입출 내역을 분석하는 일도 필요해 보인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번 돈봉투 사건이 뇌물 등 범죄 혐의와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 검찰국이 전국 검사 인사를 관리하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원론적으로는 감찰 과정에서 계좌추적영장 청구도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스폰서 부장검사’ 사건이 벌어졌을 때 김형준 전 부장검사를 감찰하던 대검찰청 감찰본부 특별감찰팀은 뇌물수수의 죄명을 적용, 김 전 부장검사와 연관된 금융계좌 추적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았다. 당시 검찰은 영장 청구 단계에서는 “아직 수사로 전환하지 않았다”고 했었다.

물론 계좌추적은 강제 수사를 필요로 하는 사유가 객관적으로 명백해진 뒤의 일이다. 당시 검찰은 김 전 부장검사의 관련자 진술과 계좌 내역, 문자메시지 내용 등 객관적인 자료를 종합한 뒤 감찰에서 수사로 전환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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