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검찰·법원… 개혁이 살길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에서 법을 집행해온 검찰·법원 등 재조(在曹) 법조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간 막중한 권한을 휘둘러온 두 기관은 최근 크고 작은 사건에 엮이며 국민 신뢰를 잃어 개혁 요구에 직면했다. 일단 검찰은 외풍에, 법원은 내풍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나라를 법으로 통치한다는 엘리트 의식을 등에 업고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는 관료형 계층주의의 부작용이라는 점은 공통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권력기관 개혁의 첫머리로 언급하는 검찰은 창설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문 대통령이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 만인 18일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51·20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동반 사의를 표했다. 둘은 송구함을 표하며 공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감찰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분간 현직을 유지한 채 22명으로 꾸려진 법무부·대검찰청 합동 감찰팀의 조사를 받게 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조국 민정수석의 보고를 경청한 뒤 특별한 의견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찰 내 최고 요직이라는 ‘빅4’ 중 2명으로 꼽혀 왔다. 사실상 수사 실무계의 최고 책임자, 검찰 인사 행정의 수장이 한꺼번에 조직을 떠난 셈이다.

자체 개혁에 대한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불거진 최고위직들의 돈봉투 주고받기 사건은 치명적이었다. 이미 지난해 검찰에서는 현직 검사장과 부장검사가 구속 기소되는 등 도덕성 논란이 컸다. 문제의 만찬에 참석한 검찰국장이 전국 검사의 인사 행정을 총괄한다는 점, 검찰 인사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검찰 내부 여론도 곱지만은 않다. 사건 이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관행’ 해명을 내놓은 것도 여론이 등을 돌리게 했다.

사법부에서는 지난 17일 양승태(69·2기) 대법원장이 진보 성향 판사들의 연구모임 활동 축소 압박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했다. 대법원은 반성과 개선을 위해 곧 전국법관대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는 결국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권을 가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사법부가 관료화되고 재판 독립성이 침해된다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앞서 진행된 대법원의 진상조사 결과 사법행정권 남용은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부당 지시 의혹에 휩싸인 임종헌(58·16기) 법원행정처 차장은 결국 공직을 떠났다. 하지만 일선 판사들 사이에서는 대법원의 진상조사 결과마저 근본적인 개혁 의지와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민주성을 높이기 위해 헌법기관 인사에 대한 대법원장의 권한을 조정하고,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법관 인사권을 개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경원 문동성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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