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모규엽] 남북 태권도 기사의 사진
태권도는 우리 민족의 전통 무술이며 남북한 모두의 국기(國技)다. 그런데 분단되면서 남북의 태권도도 다른 길을 걸었다. 남한은 세계태권도연맹(WTF)을, 북한은 국제태권도연맹(ITF)을 각각 주도하며 세계 태권도계를 양분하고 있다. 설립은 ITF가 먼저 이뤄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알력으로 남한에서 캐나다로 망명했던 최홍희씨가 1966년 만들었다. 그러자 남한은 1973년 김운용 당시 대한태권도협회장이 총재가 돼 WTF를 세웠다.

남북 태권도는 성격도 다르다. 남한 태권도가 스포츠 측면이 강한 반면 북한 태권도는 전통 무예가 남아있는 격투기 성격이다. 남한 태권도가 기본동작, 품새, 겨루기, 격파, 호신술 등으로 구분되는 반면 북한 태권도는 기본동작, 틀, 맞서기, 위력, 특기 등으로 나뉜다. 경기할 때도 남한 태권도는 몸통과 머리, 팔다리에 보호대를 착용하는 반면 북한은 보호대 착용 없이 장갑과 신발만 쓴다. 또 남한은 손으로 얼굴을 가격할 수 없고 발기술 위주의 공격을 펼치지만 북한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릴 수 있다.

세계 태권도계를 살펴보면 처음엔 북한 주도의 ITF가 유명세를 떨쳤지만 시간이 가면서 남한의 WTF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WTF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공식 국제기구로 인정받았다. 이에 올림픽에선 남한 태권도 방식으로 경기가 펼쳐진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며 비정치 분야의 남북교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중 제일 먼저 남북 태권도가 해빙기를 맞고 있다. 북한의 ITF가 남한의 WTF의 초청을 받아들여 다음 달 남한을 방문키로 결정했다. ITF 시범단이 내달 24∼30일 전북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무대에서 시범공연을 하기로 했다. 또 ITF 주최로 오는 9월 평양에서 열리는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 남한이 주도하는 WTF 시범단이 참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남북 동질성 회복에 태권도가 앞장섰으면 한다.

글=모규엽 차장,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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