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4.0시대] 전력산업 ‘디지털 혁명’ 시작됐다 기사의 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안전 관련 공약은 5개 키워드로 요약된다. 재난대응 시스템, 탈(脫)원자력 발전, 대기오염·미세먼지 감축, 공공의료 강화 그리고 엄정한 사후 처리다. 에너지 관련이 2개나 되며, 첫 안전 관련 행정조치도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중단이었다.

에너지 업계는 정부 정책에 발 빠르게 보조를 맞추면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장 한국전력과 발전 5사는 노후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 등 강도 높은 미세먼지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전력 수급이다. 정부와 한전은 국내 발전량의 70%를 담당하는 화력과 원전을 줄일 경우 발생할 전력수급 문제, 전기료 인상 부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더 많은 돈을 들여 친환경 발전소도 만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에너지 수급·비용은 물론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원전 사고에 따른 안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4차 산업혁명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김희집 교수는 22일 “전력산업이 디지털화되면 1조3000억 달러(약 1573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며 “부가가치 선점을 위한 경쟁으로 전력산업 디지털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첨단 기술과 에너지산업을 결합한 ‘에너지 4.0’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디지털화를 통한 에너지 시장 변화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한전은 양방향 계량기(AMI)와 빅데이터를 사용해 맞춤형 전력 공급 등을 시도하고 있고, 발전사들은 수천 개 센서를 발전 설비에 부착해 고장률을 낮추고 있다. 발전효율 증대와 빅데이터를 통해 안정적인 친환경에너지 공급으로 각각 39.3%, 30.7%였던 화력과 원전의 발전 비중(2015년 기준)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맞춰 산업통상자원부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을 12대 신산업에 넣는 등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한 과제를 추진 중이다.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ESS나 태양광 확대 등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발전소 생산성을 높이면 상대적으로 비용이 비싼 신재생에너지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는 데 부담도 덜 수 있다.

산업연구원 전재완 연구위원은 “에너지산업은 그동안 다른 산업을 지원하던 조력 산업이었지만 4차 산업혁명을 만나면서 유망 미래 산업으로 클 수 있게 됐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시장 주도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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