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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최현수] 국방개혁, 우선순위 세워라

모든 정부 국방개혁 외쳤지만 성과 낮아… 화려한 청사진보다 실제 변화 구현해야

[내일을 열며-최현수] 국방개혁, 우선순위 세워라 기사의 사진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국정과제의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국방 개혁이다. 지난 17일 취임 후 첫 국방부 방문 때 문재인 대통령도 국방 개혁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이 국방 개혁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선 공약으로 ‘국방 개혁 2.0’을 추진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취임 후 단행한 청와대 직제개편에서 국방개혁비서관실을 신설했다. 대통령이 국방 개혁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무서운 속도로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국방 개혁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하고 있다. 시 주석의 직책 가운데 하나가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 및 군대개혁심화영도소조 조장’이다. 시 주석이 직접 군 개혁을 지휘하는 것은 국방 개혁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의 국방 개혁 역사는 짧지 않다. 1988년 8·18계획이 있었고 2004년 노무현정부 때 시작된 ‘국방 개혁 2020’은 진행 중이다. ‘국방 개혁 2020’은 이명박정부에서는 ‘국방 개혁 2020 수정안’, ‘국방 개혁 307계획’, ‘국방 개혁 기본계획 (20)12∼30’으로 변했고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국방 개혁 기본계획 12∼30 수정안’으로 진전됐다. 군이 자주 명패를 바꿔가며 뭔가 해온 것 같은데 성과에 대한 평가는 낮다. 국방 개혁은 늘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끝나곤 했다. 한 국방 전문가는 “우리 군은 다수의 국방개혁계획을 발표했지만 약속한 성과를 달성한 적은 없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획일적이고 지시·복종에 익숙한 군 조직과 문화 속에서 누군가의 기득권을 빼앗아야만 하는 스스로의 개혁은 무척 어렵다.

미국 학자 제임스 블랙웰은 저서 ‘국방 개혁을 가동하라(Making Defense Reform Work)’에서 “개혁이란 통상적인 발전에 비해 더욱 급속하고 근본적인 변화”라고 규정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우리는 국방 개혁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한 정부가 지속되는 5년은 대대적인 국방 개혁을 추진하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매번 새 정부는 계획을 세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정작 이를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은 보여주지 않았다. 화려한 청사진으로 국방 개혁을 시작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변화를 실제로 구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공약집에서 차기정부 집권 1년 이내에 후속 개혁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양한 분야의 개혁이 거론됐다. 너무 욕심내지 마시라. “단 5년간 확실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선정해 집중적으로 추진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독선적’이라는 비판도 받았고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미국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은 ‘관료조직에서부터 전장으로(from bureaucracy to the battle field), 꼬리에서부터 이빨로(from tail to the tooth)’를 모토로 2001∼2006년까지 5년간 강도 높은 군사변혁을 실행했다. 럼즈펠드는 변화의 방향을 분명히 했고 초기에 선정한 개혁방안을 5년 내내 흔들림 없이 추진했다. 럼즈펠드는 2001년 설치한 ‘군사력변혁실’을 2006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해체했다.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프랑스의 군사개혁도 5년 단위로 달성 가능한 사안에 집중하면서 개혁 동력을 유지해 왔다.

2004년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과거에도 국방 개혁을 위한 여러 조치들이 시도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운용상의 개선만 있었을 뿐 본격적이고 구조적인 개혁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방 개혁에 대해 다음 대통령이 똑같은 평가를 내리지 않기를 기대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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