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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류광열 <10·끝> 교회서 석양 보노라면 저절로 “오늘도 감사합니다”

수해로 인한 3년 고난은 ‘산 신앙교육’… “모든 것을 주께 맡기라” 자녀들에 강조

[역경의 열매] 류광열 <10·끝> 교회서 석양 보노라면 저절로 “오늘도 감사합니다” 기사의 사진
갈릴리농원 대표 류광열 장로(앞줄 오른쪽)와 가족들이 2015년 5월 삼성교회 창립 기념주일을 맞아 교회 본당에 모였다.
나는 주님 앞에서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다. 신앙인으로 산다고 하면서도 나의 부족한 모습을 돌아보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믿는 자로서 부끄럽던 때였다. 죽음의 기로에 설 정도의 고난을 겪고 나서야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깨달았다. 지금 돌아보면 수해로 인한 ‘3년의 고난’은 내게 ‘산 신앙교육’의 시간이었다. 그 시절의 아픔이 없었다면 나는 어느 정치인의 유혹에 넘어가 적성에도 맞지 않는 정치를 하다 더 큰 절망을 경험했을 수 있다. 주님께서 작은 고난으로 큰 고난을 피하게 하셨다고 생각하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살면서 터득한 지혜는 또 있다. 무엇을 결정하든 주님께 물어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기도해야 한다. 나와 주님의 연결고리가 든든할 때만 주님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기도하면 응답해 주신다는 믿음도 가져야 한다. 그 믿음이 결국 기도의 응답을 부른다.

나와 내 자녀들은 한동네에 모여 산다. 주님이 내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의 결실인 자녀들과 떨어져 살기 싫은 마음에서다. 아들 셋에 며느리 셋, 손주들까지 합치면 18명의 대식구다. 어린 손주들과 뒹굴며 살다보니 ‘할아버지’를 찾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나는 이 아이들을 보며 “주님이 이 아이들을 위해 디자인하신 재능을 부모들이 발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다. 요즘 젊은 부모들을 보면 교육열이 무척 뜨겁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 각양각색의 사람을 만드시면서 모두 공부 잘하고 노래 잘하고 운동 잘하는 아이들로 만들지 않으셨다는 점이다. 그 아이에게만 심어준 재능, 바로 주님이 디자인하신 그 아이의 본 모습이 있는 법이다. 나는 농사꾼으로 살라고 디자인된 사람이다. 평생 자연 속에서 살라고 만들어 주셨다. 그런 면에서 나는 재능을 일찌감치 발견한 행복한 사람이다.

신앙의 가정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나 또한 자녀들을 키우면서 ‘신앙생활’을 강조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마치 내가 다 한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그런 생각에 빠지는 순간, 매너리즘에 매몰되는 것이다. 난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 속에 놓인 작은 조각이라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연재를 마치면서 눈물의 기도로 나와 우리 가족 모두를 든든히 세워준 아내 홍인순 목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홍 목사의 신앙과 의지, 지혜가 없었다면 난 3년 수해를 딛고 재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갈릴리교회가 세워진 뒤 홍 목사는 본격적으로 목회를 시작하게 된다. 나는 교회의 ‘자원봉사 관리소장’으로 아내의 사역을 도울 예정이다.

갈릴리교회 건축을 돌보는 일이 요즘엔 하루의 시작과 끝이다. 교회의 야외 테라스에 서서 석양을 바라본다. ‘주님, 오늘 하루도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인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의 말씀을 묵상한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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