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고승욱] 해경, 부활? 기사의 사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여 만인 2014년 5월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해양경찰청을 해체한다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안전행정부는 2주일 뒤 해경의 수사파트 직원 840명을 경찰청에 보내고, 나머지 7500여명을 신설 국가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가 흡수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그 결과 11월 19일 해양경비안전본부가 공식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해경 부활’이 현실화되고 있다. 다른 후보들도 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로 타당성 있는 문 대통령의 약속이었다. 그러나 해경 부활이라는 말은 듣기 거북하다.

해양경비안전본부의 약칭은 해경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해경은 해체됐는데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해경은 누구야”라고 묻는다. 해경 소속 대원은 경찰관 신분을 유지했다. 본부장은 해양경찰청장 때와 마찬가지로 차관급인 치안총감이다. 지방청은 지방해양안전본부, 해양경찰서는 해양경비안전서로 바꿔 부른다. 과거 특공대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의경도 받는다. 치안 수요가 많아 해양경찰청 때보다 조직이 커졌다. 지방본부 1곳, 안전서 2곳이 늘었다.

1953년 내무부 치안국 소속 해양경찰대가 창설된 뒤 해경은 여러 차례 조직변화를 겪었다. 1955년 상공부로 갔다가 제3공화국이 들어서면서 되돌아갔다. 1974년 내무부 치안국이 치안본부로 승격되고, 1991년 경찰청으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해경의 위상도 높아졌다. 그러다가 1996년 해양수산부 외청으로 독립해 경찰청과 별개 조직이 됐고 2005년에는 차관급으로 승격했다. 창설 이래 지금까지 해경을 관할하는 중앙행정부처는 6번 바뀌었고, 이름은 7번 달라졌다.

해경은 한 번도 죽은 적이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쏟아진 국민적 분노를 해체라는 말로 달랬을 뿐이다. 심지어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이름을 바꾼 조직 안에서 승진시켰다. 부활이라는 말은 이런 데 쓰는 게 아니다.

글=고승욱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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