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나는 작은 교회 목사다

누가복음 16장 10절

[오늘의 설교] 나는 작은 교회 목사다 기사의 사진
지난해 한 뉴스프로그램에서 기자가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게 질문했습니다. “군소정당인 정의당에서 정치하는 것보다 조직과 자원을 갖춘 정당에서 정치하면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심 의원이 답했습니다. “나는 이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 정치에 첫 발을 딛게 해줬고 정치인으로 만들어 준 정당입니다. 비록 우리 정당이 열정은 있으나 힘이 없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이곳에서 남아 노동자들을 위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인터뷰를 보면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안타까운 현실 중에 하나가 작은 교회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목회자나 성도들이 작은 교회를 꺼려 큰 교회로 향한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작은 교회들은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에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성도들은 ‘편리주의’에 물들어 있습니다. 큰 교회 다니는 성도는 교회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작은 교회에 다니는 성도는 자신의 교회를 부끄러워합니다. 성도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조직과 프로그램이 잘된 큰 교회로 옮겨갑니다. 또 어떤 성도는 작은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성도에게 “작은 교회에서 고생하지 말고 우리 교회처럼 큰 교회로 옮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이 땅에는 작은 교회에서 기도와 헌신으로 몸부림치며 목회하는 목회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례비도 제대로 못 받기에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고 매월 말일이 다가올 때마다 임대료를 걱정해야 합니다. 작은 교회에서 헌신하다 힘들다고 떠나버리는 성도들이 있지만 결코 목회를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의 길을 가는 목회자들이 있기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헌신해야 하고 주일마다 교사로, 봉사자로, 식사당번으로 혼자서 이중삼중의 직분을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교회를 사랑하고 목회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동역하는 성도들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가 짧은 중증 장애인이지만 가스펠 싱어로 사역하는 스웨덴 출신 레나 마리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작은 것에 기뻐할 수 있다면 기뻐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있다.”

누가복음 16장 10절에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다”고 했습니다. 작다고 무시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작아도 충성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눈에는 달란트 숫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달란트 안에서 얼마나 충성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큰 목회이든 작은 목회이든, 큰 교회이든 작은 교회이든 간에 주님이 주신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하면 됩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라고, 작은 교회 성도라고 기죽지 마시기 바랍니다. 교세의 크고 작음이 큰 교회와 작은 교회를 구분 짓는 것이 아닙니다. 큰 믿음으로 도전하는 교회와 성도들이 대형 교회이고, 큰 성도들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말해 큰 교회나 작은 교회는 없습니다. 주님의 몸된 교회만 있을 뿐이고, 주님의 몸된 교회의 성도만 있을 뿐입니다.

유봉호 목사(부산 연산성서 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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