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조차 없는 교회, 믿음은 뜨거웠다

몽골 나사렛교회 예배 가보니

십자가조차 없는 교회, 믿음은 뜨거웠다 기사의 사진
몽골 아르항가이에 있는 나사렛교회에서 24일 현지 성도들이 찬양을 부르고 있다.
‘할렐루야’는 선교적 상황이 열악한 몽골에서도 은혜와 감동을 주는 말이었다. 한국의 목회자와 몽골 현지인들이 할렐루야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 됐다.

경기도 고양시 임마누엘교회 전담양 목사는 24일(현지시간) 오후 몽골 아르항가이에 있는 나사렛교회에서 ‘하나님 하나님 사랑합니다’를 불렀다. 20여명의 현지인 성도들이 한국어로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을 부른 것에 대한 화답이었다. 전 목사는 월드비전의 몽골 아르항가이 사업장 모니터링을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가 현지 교회들 연합모임에 참석했다.

서로 언어는 달랐지만 전 목사가 ‘할렐루야 할렐루야’를 반복하며 이 찬양을 부르자 현지인들도 손을 들고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몽골 전통의상을 입은 여 성도들은 눈물을 흘리며 할렐루야를 외쳤다. 찬양을 마친 전 목사가 말했다.

“한국어로 찬양을 부르는 모습에 큰 은혜를 받았고 참으로 감사합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인생의 고비를 만나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오늘 불렀던 찬양처럼 하나님의 손을 잡고 할렐루야를 외치며 고비를 넘어가시길 기도합니다.”

나사렛교회는 안팎에 모두 십자가가 없었다. 2년 전 지하 예배당에서 벗어나 이곳으로 이전해왔지만 아직 십자가를 세우지 못했다. 단지 예배당 한쪽 벽에 흰 풍선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붙여놓았다. 풍선에는 ‘쉬지말고 기도하라’란 뜻의 몽골어가 쓰여 있었다. 풍선 십자가 밑엔 작은 몽골어로 고린도전서 13장 13절 말씀을 적은 액자가 걸려 있었다.

헌금봉투를 재활용해 사용할 정도로 교회의 상황은 열악했다. 나사렛교회 바이헤르(여) 목사는 “30여명이 등록했지만 교회에 꾸준히 나오는 성도는 5명에 불과하다”며 현지의 어려운 기독교 상황을 전했다.

아르항가이에는 나사렛교회를 비롯해 18개 교회가 있다. 기독교 역사가 25년에 불과해 크리스천도 1%가 안 된다. 현지인들은 대부분 티베트불교 신자거나 무신론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도자를 양성하는 것, 전도를 하러 다니는 것조차 힘겹다.

바이헤르 목사는 “성도들 대부분 직업이 없어 교회를 운영하기도 벅차다”면서도 “그럼에도 도움의 손길들이 있기에 예배를 드리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교회엔 울산 행복한우리교회 정종균 목사가 후원해 설치한 강대상이 놓여 있었다. 이전 지하 예배당을 방문했던 정 목사가 낡은 강대상을 보고 마음이 아파 이전 축하 선물로 강대상을 전달한 것이다.

전 목사도 “나사렛교회가 복음의 최전방에서 열심히 사역할 수 있도록 기도로 응원하겠다”며 선교비를 전달했다.

아르항가이(몽골)=글·사진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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