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영석] 국회 담장 유감 기사의 사진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 국회의사당 주소다. 33만579㎡ 면적에 둘레는 2.5㎞다. 여의도 면적(290만㎡)의 11.4%를 차지하고 있다. 8만1443㎡의 본관을 중심으로 의원회관과 국회도서관 등 10여동의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본관은 단일 의사당 건물로는 동양 최대다. 국회의사당은 1948년 5월 경복궁 내 중앙청 자리에 있다가, 6·25전쟁 때는 대구와 부산 문화극장, 경남도청 무덕전 등을 전전했다. 전쟁이 끝난 뒤 중앙청을 거쳐 54년 6월부턴 서울 태평로에 있다가 75년 9월 여의도로 옮겨왔다. 이때 국회 담장도 함께 생겼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국민들이 국회 담장 경계선을 넘어서는 순간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본관에 들어가려면 정문이 아닌 뒷문으로 가서 까다로운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가능하다. 국회 청사 출입에 관한 내규 때문이다. 정문은 전·현직 국회의원과 장·차관, 주한 외교사절 등에만 허용된다. 국회의사당 내 다른 건물도 비슷하다. 담장 내 국회는 여전히 일반 국민에겐 ‘너무나 먼 그곳’이다. 일본을 제외하면 국회 담장이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국회의사당 앞은 광장이나 풀밭이 조성돼 학생 현장교육이나 시민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바른정당이 최근 국회 담장 허물기 촉구결의안을 발의했다. 10억원이면 가능하다고 한다. 국회 담장 허물기 시도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시위였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 경계 지점(담장)부터 100m 이내에선 집회 및 시위가 금지돼 있다. 오늘도 국회 담장 100m 밖에선 다양한 단체의 시위 또는 농성이 계속되고 있다. 시위가 문제라면 국회 주변에 일종의 그린존을 만들어 허용하면 된다. 장기적으론 국회 내 시위도 허용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광화문 청와대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도 특권과 권위의 상징인 담장을 허물 때가 됐다. 경계를 허물면 관계가 바뀐다. 여의도 국회 시대가 열린 그날, 정일권 당시 국회의장은 “이 집은 통일을 기원하는 민족의 전망대”라고 했다. 국회의원 300명이 아닌 우리 국민 모두의 공간이라고.

글=김영석 논설위원,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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