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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보다가 ‘찰칵’… 몸살 앓는 저작권

스크린캡처해 SNS서 공유, 스마트폰으로 쉽게 복제·유포… 전문가 “제도·기술 보완 필요”

웹툰 보다가 ‘찰칵’… 몸살 앓는 저작권 기사의 사진
대학원생 하모(25·여)씨는 웹툰을 좋아한다. 돈을 내고 봐야 하는 유료 웹툰도 자주 본다. 만화 속 주인공의 대사가 마음에 들면 하씨는 그 장면을 찍어 저장했다가 친구들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하씨는 이런 행동이 저작권법에 반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는 “화면을 그대로 찍어서 저장하는 스크린캡처 기능은 스마트폰에 처음부터 내장돼 있어 당연히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되는 줄 알았다”며 놀랐다.

웹툰, 웹소설처럼 저작물로 보호해야 할 모바일 콘텐츠들이 손쉽게 복제·유포되면서 관련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현재 보고 있는 스크린을 원본 그대로 갈무리해 누구에게든 보내거나 아예 SNS에 올려 누구나 찾아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불법 복제물 21억4810만여개 중 모바일 앱을 통해 유통된 콘텐츠는 약 4억4000만개로 20.3%를 차지했다. 개인 간 파일공유 프로그램인 토렌트(33.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모바일을 통한 불법복제는 해마다 느는 추세다. 저작권보호원 관계자는 “스크린캡처를 통해 복제된 콘텐츠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 은밀하게 배포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규모는 드러난 수치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웹툰 ‘외모지상주의’ 등 유료 미리보기 부분을 모바일 스크린캡처로 복제해 SNS에 올린 게시자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한 유료 웹툰 제공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제공하는 만화를 제목만 검색하면 화면 그대로 다 뜬다”며 “불법 사이트에 게재된 만화는 조회수가 5만회에서 최대 10만회까지 되는데 우리 입장에선 수억원을 손해보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업체들도 콘텐츠 불법 복제·유포에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는 스크린캡처가 안 되도록 막아놨고 카카오도 올 하반기 웹툰앱을 업데이트해 네이버처럼 캡처 자체가 안 되도록 할 예정이다. 카카오 웹툰 담당자는 “그동안 웹툰은 SNS상에서 한두 장면만 사진처럼 배포돼 저작권을 침해하는 범주까지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스크린캡처 역시 저작권 침해로 인식되고 상업적으로 쓰일 소지가 있어 방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캡처 등 디지털콘텐츠 불법 복제 방지 기술(DRM)도 완벽하진 않다. 아이폰에서는 아직 관련 기술이 없고 갤럭시 시리즈 등 안드로이드폰용 캡처 방지 기술도 이를 무력화하는 프로그램이 계속 새롭게 나오고 있다. 유료 웹툰 서비스 업계의 ‘빅3’인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는 아직 이런 기술을 도입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발맞춰 제도적·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차이의 채다은 변호사는 “스크린캡처 방지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이를 우회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경우 저작권 침해 방조죄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스마트폰 자체적으로 스크린캡처를 일부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최예슬 신재희 기자 smarty@kmib.co.kr, 일러스트=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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