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신앙] “찬양 마음대로 들으려고 카페 냈다가 대박”

예배·기도실 갖춘 카페 꿈꾸는 장덕성 커피랑도서관 대표

[일과 신앙] “찬양 마음대로 들으려고 카페 냈다가 대박” 기사의 사진
장덕성 커피랑도서관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송파 6호점에서 공부하는 손님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책과 커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 대표의 목표는 고시생들을 위한 센터를 짓는 것이다. 강민석 선임기자
카페라기보다는 도서관에 가까웠다. 도서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넓은 사각 테이블 2개가 홀 중앙에 놓여있었다. 테이블당 10여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크기였다. 각 자리마다 스탠드가 놓여 있었고 독서대도 있었다. 한 손님은 독서대에 참고서를 올려놓고 필기를 했다. 다른 손님은 노트북을 펼쳐 놓고 일을 했다. 책을 읽는 이도 있었다.

커피는 출입문 옆 한 켠에서 주문을 받았다. 메뉴판 옆에는 ‘1시간 이용 요금 1800원, 반일권 할인 1만4400원→1만원. 이용하시는 동안 음료는 무제한 제공됩니다’라는 안내표시가 있었다.

이곳은 카페 프랜차이즈 ‘커피랑도서관(대표 장덕성)’이다. 말 그대로 카페와 도서관을 합쳐 놓은 곳이다. 커피를 마시며 공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꾸몄다. 현재 서울을 포함해 전국에 41개 프랜차이즈가 있다.

지난 26일 서울 송파 6호점에서 만난 장덕성(36) 대표는 성공한 젊은 사업가 느낌이 났지만 지난 삶은 고난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2012년 2월. 신혼여행을 마치고 처가로 인사하러 가는 길이었다. 직원이 전화를 했다. 그의 발레파킹 사업이 남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강남일대 대형 주차장 5개를 운영하면서 발레파킹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었다. 그가 없는 사이, 가깝게 지내던 8명이 “앞으로 발레파킹은 자기들이 맡기로 했다”며 발레파킹 용역계약서를 새로 작성했다. 이전 계약들이 주먹구구로 이뤄졌기 때문에 꼼짝없이 빼앗겼다. 믿었던 이들이었던 만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내에게는 회사에 간다 하고 무작정 운전대를 잡았다. 정신없이 운전을 해 도착한 곳은 강원도 홍천이었다. 그는 “한 여관에 투숙해 깜깜한 방에 혼자 있으려니 죽는 것까지 생각하게 되더라”고 했다.

그를 정신 차리게 만든 것은 아내의 문자 메시지였다. 창세기 26장으로 블레셋 사람에게 쫓겨난 이삭이 우물을 팠더니 또 물이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아내에게 전화했더니 그 이삭이 저를 의미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희망을 얻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어요.” 이후 시작한 것이 커피랑도서관이었다.

장 대표도 아내도 당시는 신앙이 깊지 않았다고 했다. 아내는 ‘선데이 크리스천’이었고, 장 대표는 그즈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교회는 스스로 찾았다. 매일 술 먹고 사고치고 다니다 어느 날 교회라는 곳을 가고 싶었다. 교회 다니는 친구에게 데려가 달라고 했다.

한 친구는 “그냥 살던 대로 살라”며 웃었다. 다른 친구는 “우리 교회는 너를 아는 사람이 많으니 다른 교회에 가라”고 거절했다. 세 번째 친구가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에 데려갔다. “그 친구도 나를 전도하려 했던 게 아니고 자기도 아내 성화로 억지로 다니는데 같이 놀자는 거였어요.”

첫 주일은 그냥 그랬다. 별 느낌이 없었다. 두 번째 주일 ‘성령이 오셨네’라는 가사의 찬양을 듣는데 눈물이 흐르더니 주체할 수 없었다.

카페 창업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가 찬양이었다. 카페를 운영하면 하루 종일 찬양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임대료 비싼 1층을 고수하지 않아도 운영이 가능한 독서실을 보고 카페와 독서실을 접목하기로 했다. 2013년 11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근처에 커피랑도서관 1호점을 냈다.

첫째 달 매출은 60만원, 둘째 달은 200만원이었다. 임대료가 200만원이었다. 그래도 아내와 아침마다 통성으로 기도하며 매일 찬양을 들을 수 있다는 소소함에 감사했다.

3개월이 지나자 월 매출이 600만원이 됐다. 손익분기점을 넘자마자 없는 돈을 끌어 모아 2호점을 냈다. 3, 4호점은 카페를 방문한 손님이 가맹점을 하겠다고 찾아왔다. 장 대표는 홀의 한켠에 독서실 책상을 놓고 회의할 수 있는 작은 방도 마련했다. 요금제도 2시간 이용요금, 전일권 등 20여개로 세분했다. 마침 사회적으로 카페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지금은 41개중 5개 지점이 순수 직영점이다. 가맹점을 관리하는 직원만 11명이다.

장 대표의 목표는 고시생, 직장인들이 24시간 기도하고 찬양할 수 있는 공간 ‘커피랑도서관 센터’를 세우는 것이다. 1층엔 예배 공간을, 2층엔 커피랑도서관 카페를, 그 위엔 고시생들을 위한 숙박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공부한다고 하면 대개 절에 가잖아요. 그러지 말고 여기 와서 먹고 자고 기도하고 공부하자는 거예요. 곧 가시화될 것입니다. 기대하고 기도해주세요.”글=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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