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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초롱-곽금주] 갈등 부추기는 소득 불평등

富者와 貧者는 다른 삶 갖게 돼… 불균형 완화할 정책 시급해

[청사초롱-곽금주] 갈등 부추기는 소득 불평등 기사의 사진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대상자 83% 이상이 우리나라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하였다. 또한 공정한 노력을 통해 타고난 사회경제적 계층을 넘어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10% 이하라고 답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또 한국 사회에서 성공을 위한 요소별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부모의 재력’이 88.4%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부모의 직업이나 사회적 신분’이 본인의 학력이나 의지와 노력보다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수저계급론’과 ‘헬조선’ 등의 단어는 이런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불평등에 대한 지각은 곳곳에서 만연한 것 같다.

구성원 간의 믿음은 그 사회체제가 유지되는 데 가장 중요하다. 믿음은 사회의 암묵적 계약으로, 구성원 간의 사회적 교환과 상호작용의 기반이 된다. 그런데 소득의 불균형은 사회 전반적인 믿음을 감소시킨다. 불균형이 심해지면 사람들은 사회 체계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부유해진 것이라고 판단한다. 소득의 불균형으로 사회의 양극화가 심한 사회일수록 낮은 계층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낮은 계층’이라고 강하게 인식했다.

더욱이 24개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소득 불평등이 심한 나라일수록 낮은 계층의 사람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정도가 낮았다. 충분한 생활자원과 능력이 있음에도 사회 참여를 거부했다.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사회 참여를 방해하게 한다. 특히 이들은 자신과 다른 계층 사람들을 믿지 못했고, 이로 인해 시민적 유대감이 낮았다. 이렇게 소득 불평등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전반적인 신뢰를 낮춘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다른 계층 사람들의 좋은 의도를 못 믿게 되고 나와 다른 편으로 생각해 다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바로 이러한 불평등이 사회 양극화로 작용해서 분열과 갈등을 끊임없이 일으키며 사회발전을 가로막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소득이 높은 계층에도 나타난다. 소득이 높은 사람들 또한 상대 계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차이점을 내면화하고 자신들이 태생부터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미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46년 동안 실시된 한 조사에 의하면 소득의 불평등은 소득이 높은 이들의 사회적 참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소득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도리어 기부를 더 적게 하였고, 다른 계층에 대한 배려가 낮았다. 무엇보다 다른 계층의 실상에 대한 이해가 너무나 낮았다. 소득이 높게 되면 더 좋은 주거지역에서 살게 되고, 주변 사람들도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을 만나기 쉽다. 주변의 비슷한 정도 사람들이 기준이 되어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실제보다 더 적다고 생각하게 된다. 즉 개인의 부가 증가할수록 사회의 평균 소득이 더 높다고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부유층 사람들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부유하다고 생각하는데 과한 세금을 매기게 되면 이에 반발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경험과 삶을 가지게 된다.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갈등이 심해지리라는 예상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감이 감소되고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 불만과 분노가 쌓여 갈 수밖에 없다. 소득에 대한 불평등이 결국 인생 전반적인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형성해 간다. 그래서 아주 작은 이슈에도 민감하게 대치하게 되고 융합이 어려울 수 있다. 소득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부담이나 과도하다고 느끼게 하는 세금 징수책 등에 반발도 예상된다. 그러나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이 투명하다면 사람들은 결과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적인 측면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곽금주(서울대 교수·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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