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입사원 리포트] 한 달에 한 번은 의무적으로 지각하는 ‘지각데이’ 기사의 사진
<글 싣는 순서> ① 퇴사가 꿈이 된 신입사원들 ② 사표 부르는 조직문화 백태 ③ 사표 던진 이후의 삶 ④ 부장들의 항변 ⑤ 사실 나도 ‘꼰대’다

[취재대행소 왱] 2012년 5월 광고회사 ‘이노레드’에서 일하던 인턴사원의 집이 침수됐다. 복구를 돕기 위해 박현우(37) 대표가 직원을 보냈는데 알고 보니 인턴이 살던 곳은 몸 하나 겨우 누일 수 있는 작은 고시텔이었다. 그때부터 박 대표는 지방에서 올라온 1년차 직원에게 월세를 지원키로 했다. 현재 직원 5명이 지원받고 있다. 박 대표는 “좋은 조직문화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노레드에는 워킹맘 6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들과 대화하다 워킹맘은 아이 때문에 영화 개봉작을 보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 회사는 분기에 한 번씩 ‘시네마데이’를 열고 최근 개봉한 영화를 본다. 지난 26일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를 봤다.

이 회사엔 ‘지각데이’가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의무적으로 지각을 해야 한다. 박 대표는 “한 달에 한 번쯤 지각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조금 더 맘 편하게 지각하도록 해주는 건데, 지각데이를 사용한 날은 직원들이 절대 대충 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주 월요일은 ‘이노플레이’ 날이다. 아침에 직원들이 모여 병뚜껑 까기, 이구동성 게임, 컴퓨터 게임 등을 하며 논다. 이를 위해 100명 정도가 함께 놀 수 있는 ‘게임존’을 회사에 마련했다. 1년에 두 번은 전 직원이 해외나 국내로 ‘펀미팅’을 떠난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다낭을 다녀왔고 오는 8일엔 1박2일로 강원도에 가기로 했다. 매일 아침 직원들이 모여 대화하고 ‘단체 셀카’(사진)를 찍는데 이렇게 찍은 사진이 벌써 2000장이 넘는다.

이노레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클리오 스포츠 광고제’에서 국내 업체 최초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급성장 중이지만 직원 규모를 늘리지 않고 있다. 현재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 충실히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를 키우고 싶은 유혹이 들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안고 갈 수 있는 직원은 80명 정도가 한계입니다.”

이용상 기자, 최경원 인턴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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