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한민수] 스트롱맨 다루는 법 기사의 사진
부인이 스물다섯 살이나 많아 화제가 됐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엔 스트롱맨(strongman)을 다루는 법을 과시했다. 거친 상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루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 것이다. 마크롱은 지난 29일 스트롱맨의 대명사로 통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푸틴을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마크롱은 프랑스 대선 기간에 가짜뉴스 논란을 일으킨 러시아 국영매체를 직접 거명하며 “그들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조직일 뿐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는 그의 손가락 관절 마디를 하얗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쥐어짜기’ 악수를 선보였다. 거구인 트럼프의 악력에 밀리지 않고 오히려 쩔쩔매게 만들었다. AP통신은 “마크롱은 학습이 빠르고 자신감이 있으며 골치 아픈 현안에 대해 단호한 의견을 표명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인물”이라고 호평했다.

남의 나라 대통령을 장황하게 소개한 데는 남의 일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스트롱맨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트럼프와 푸틴은 말할 것도 없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자타가 인정하는 스트롱맨이다. 강경 보수우익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다루기가 만만치 않은 인물임이 분명하다. 우리의 안보와 외교,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4대 강국의 지도자 모두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스트롱맨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스트롱맨들과 만나야 한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결연한 의지 없이 나갔다가는 트럼프와 푸틴이 마크롱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처럼 우리가 그 꼴이 될 수도 있다. 우리 국민은 문 대통령이 ‘문재인만의 비법’으로 스트롱맨들을 멋지게 제압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글=한민수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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