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정진영] 최저임금 1만원과 편의점 알바 기사의 사진
국내 편의점 1호는 1989년 서울 송파구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다. 1927년 미국에서 처음 생긴 편의점은 일본을 거쳐 국내에 들어왔다.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 현재 3만3000개 정도다. 대략 인구 1500명당 한 개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인구 대비 가장 많다. 성장의 주요인은 생활패턴 변화이지만 외환 및 금융위기 이후 직장에서 내쳐진 중·장년들의 창업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은 생필품을 파는 동네가게 수준을 뛰어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갖춘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이 우리 사회에 미친 다양한 양상을 다룬 책(편의점 사회학/전상인 저, 민음사)까지 나올 정도다.

요사이 편의점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맞물려서다. 문재인정부가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계획임을 밝히자 이에 반발하는 편의점 점주들의 주장이 자주 보도된다. 다른 업종에 비해 아르바이트를 많이 쓰는 이들로서는 최저임금 인상은 곧 수익 감소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 실현되려면 매년 연평균 15.7%를 올려야 한다. 이 경우 최저임금은 현재 6470원에서 2018년 7486원, 2019년 8661원이 된다. 편의점 업계는 “편의점 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임대료와 인건비인데 최저임금이 이 비율로 오르면 수익은 9% 정도씩 감소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의 두 얼굴이 또 논란을 불렀다. 최저임금은 ‘자본주의 도덕적 안전장치’로 불린다. 사용자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호막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에게 타격을 입힌다. 고용감소 우려 논란을 낳는 등 양가적이다.

새 정부는 경제정책 기조를 소득주도 성장에 둔다. 그 일환으로 최저임금 1만원을 밀어붙일 태세다. 방향은 맞지만 후폭풍이 결코 간단치 않다. 최저임금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보다 훨씬 폭발력이 강하다. 비정규직 문제야 기업인의 등을 돌리게 만들지만 최저임금은 자칫 자영업자 수십만명과 그 가족을 적으로 만든다. 주밀하지 않은 정책은 성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정치적 슬로건일 뿐이다.

글=정진영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