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명희] 워치독 기사의 사진
워치독(watchdog)은 침입자가 나타나면 짖어서 주인에게 알려주는 감시견을 말한다. 흔히 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언론을 일컫는다.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랩독(lap dog·애완견)과 대비된다. 컴퓨터에선 동작 단계를 모니터해 시스템의 이상 동작을 검출하는 회로를 워치독 타이머로 부른다. 정해진 시간 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이상이라 판정하고 출력 신호를 내는 회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얼마 전 디지털 시대에 맞춰 내부의 옴부즈맨 역할을 하는 ‘퍼블릭 에디터(공익 편집인)’ 자리를 없애기로 했다. 퍼블릭 에디터는 독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기사의 오류 등을 심의하는 직책이다. 2003년 수십건의 기사를 표절·조작한 제이슨 블레어 스캔들 이후 신설했다. 우리나라 신문사들도 자체 기사를 평가하는 심의실이나 옴부즈맨 제도를 두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퍼블릭 에디터를 없애기로 한 이유가 흥미롭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 팔로어들이나 인터넷 독자들이 워치독 역할을 하고 있어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거다. 워싱턴포스트도 2013년 옴부즈맨을 없앴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두 딸이 사들인 경남 거제의 땅과 주택이 ‘기획부동산’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 후 네티즌들은 화면에 비친 거제 땅 사진이 포털사이트 로드뷰 사진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현장에 가지 않은 ‘노룩(no look) 취재’라고 비판했다. 또 강 후보자 남편의 블로그를 근거로 “컨테이너 하우스는 실제 강 후보자의 남편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다음날 사장이 정정보도를 하고 노룩 취재도 사과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들고 다니는 낡은 가방 사연을 소개하며 김 후보자 청렴성을 주장한 것도 SNS에 올라온 제자의 글이다. 똑똑한 독자들이 언론을 감시하는 시대다. 워치독 책무가 더 무겁게 다가온다.

이명희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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