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기업 ‘간접고용 근로자 업무’ 공개 추진… 비정규직 남용 방지 위해 기사의 사진
비정규직을 많이 쓰는 30대 대기업의 비정규직 10명 중 8명이 간접고용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고용하지 않아 책임을 안 지는 근로자가 이들 기업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정부도 이와 관련, 근로자 1000명 이상 대기업에 대해 간접고용 근로자의 담당 업무와 직종 등을 공개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해 온 사내하청, 위탁인력 등 간접고용이 남용되고 있는지를 보겠다는 취지다.

6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정부의 고용형태공시제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비정규직을 많이 사용한 상위 30대 대기업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44만6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54.3%를 차지했다. 이 중 37만여명(82.8%)은 해당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었다. 파견이나 용역, 사내하도급 등으로 그 기업에서 일하지만 임금을 지급하고 고용 책임을 지는 기업은 따로 있는 ‘소속 외 근로자’, 즉 간접고용 근로자인 것이다. 고용형태공시제는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에 대해 해당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고용 형태를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처럼 커진 간접고용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1000명 이상 기업에 대해서는 고용형태공시에 소속 외 근로자의 주요 직종과 업무 내용까지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속 외 근로자를 쓰는 이유를 파악하자는 취지로, 사실상 기업이 직접고용할 부문까지 간접고용을 남용하는 건 아닌지 보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소속 외 근로자의 전체 규모만 공시될 뿐 파견인지 용역인지, 사내하도급인지도 표시되지 않는다.

공시제 개편은 정부의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2015년 고용형태공시제 도입 당시에도 경영권 침해라고 반대했던 경영계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이 때문에 사회적 공론화 작업을 거쳐 내년 하반기쯤 시행규칙 개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자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대책을 논의하고 실태 조사를 하는 만큼 간접고용 근로자 관련 문제도 일자리위 등을 통해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기자, 세종=신준섭 기자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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