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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김인만] 집값, 지역별 핀셋 규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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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주간 상승률이 2006년 11월 이후 10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7월 이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의 호가가 5000만원 이상 상승하는 등 서울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강남4구 재건축 단지들이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일반 아파트도 덩달아 추격 상승하면서 강남에서 성수, 마포 등 강북으로 부동산 광풍이 불어가고 있다. 작년 11·3대책 발표 이후 주춤하던 서울 집값이 대선 이후 왜 이렇게 오르는지 그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집값이 너무 올랐다’ ‘입주물량이 늘어난다’ ‘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 금리가 오른다’ ‘새 정부가 부동산 억제 정책을 펼 것이다’ 등을 이유로 올해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예상과 반대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는 이유는 투자심리가 완전히 매수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심리다. 투자심리는 주택공급물량과 부동산대책에 영향을 받는 과학적인 부분도 있지만 분위기와 느낌에 따라 움직이는 감정적인 부분도 크다. 금리 인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큰데, 물론 금리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있지만 오른다는 확신만 있으면 금리가 높아도 투자하는 것이 투자심리다. 2006년 기준금리가 4%대였음에도 서울 주택시장은 활황이었다.

2015년부터 크게 늘어난 분양물량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택지공급 방식으로 신규 공급물량이 많은 수도권이나 지방과는 달리 서울은 신규 택지 부족으로 기존 주택 멸실(滅失)이 수반되는 재건축, 재개발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하기 때문에 입주물량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그리고 작년 발표된 11·3대책 외에는 아직 부동산 규제가 나오지 않았고 상승에 따른 규제가 나오더라도 여러 번의 규제가 누적될 때까지는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투자할 바에는 더 기다리기보다 지금이라도 투자하는 것이 남은 상승기간에 따른 차익실현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또 조정을 기다리던 실수요자들까지 더 이상은 못 기다리고 주택 매수에 가세하면서 서울 주택시장 분위기가 급격하게 달아오르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도 이런 서울 집값 상승의 심각성을 알고 있고 규제카드를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2014년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50∼60%에서 70%, 총부채상황비율(DTI) 50%에서 60% 상향 조정을 해준 LTV, DTI 일몰시한이 7월로 다가오면서 대출규제 강화가 우선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정부에서도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도 같이 상환해야 하고, 대출규제의 사각지대였던 중도금 집단담보대출의 문턱도 높아지면서 대출보다는 여유자금으로 전세를 끼고 구입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마당에 추가 대출규제를 한다고 해서 내성이 생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꺾기는 역부족일 것 같다. 오히려 대출받아서 내 집 마련을 해야 하는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대출규제뿐만 아니라 투기과열지구 등 더 강력한 규제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공급 계약 후 수도권과 충청권은 5년, 그 외 지역은 1년간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조합원 분양 가구수 3가구에서 1가구로 단축된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 카드까지 검토되고 있는데 지방은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지역이 많고 자칫 급격한 주택가격 위축은 대출은행 부실화가 되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할 수도 있다. 때문에 무주택자나 1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길은 열어두고 2주택 이상 투자 수요와 과열인 지역만 정밀 타격을 하는 핀셋 규제가 필요하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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