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재판 TV중계 기사의 사진
현행법상 재판 방송 중계는 가능할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가 정답일 것 같다. 대법원의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공공 이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고인의 동의가 있어야만 녹화나 촬영 등을 허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촬영은 공판 또는 변론의 개시 전으로 제한된다. 지난달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이 2분여에 불과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것도 생중계가 아닌 약간의 시차를 두고 전파를 탔다. 1996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첫 재판과 선고 공판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규칙보다 상위법인 법원조직법(제57조)과 헌법(제109조)에는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라고 돼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허용했다. 대법원도 2013년 3월부터 주요 사건 공개변론을 국정방송인 KTV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중계하고 있다. 1, 2심 재판이 생중계된 사례는 2014년 8월 19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세월호 관련 재판을 희생자 유가족들이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TV로 지켜본 것이 최초였다. 그러나 이는 한정된 공간에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지, TV 등을 통해 일반 국민까지 시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었다.

대법원이 판사 전원을 대상으로 박 전 대통령 사건처럼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재판을 방송 중계할지에 대한 설문조사에 나섰다. 9일까지 회신을 요구했다. 상위 법령과 상충된 대법원 규칙에 대한 일종의 의견 취합 형식을 띤 것이다. 중계를 일부 허용하자는 응답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생중계가 허용되면 재판이 자칫 ‘황색 저널리즘’에 물들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지만 국민의 알권리와 역사적 중요성 등이 우선 고려돼야 하지 않을까. 글=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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