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美-中 간 사드 줄타기 외교는 자충수” 기사의 사진
김영우 위원장이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경북 성주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정으로 안보 문제가 환경 문제로 둔갑됐다”고 주장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김영우(50) 국회 국방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문재인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발사대 추가 배치 보류 결정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사드 뒤집기' '외교적 자충수'라는 표현을 쓰며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상황이 꼬인 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기 때문"이라며 "줄타기 외교의 끝은 안보 파탄"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김 위원장이 바른정당 대표에 출마를 선언하기 3일 전인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이뤄졌다.

-북한이 최근 신형 지대함미사일까지 발사했다. 미사일 기술이 상당히 고도화됐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에 비해 긴장 강도는 낮아졌지만 아직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엄중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회 국방위원장으로서 국가안보에 상당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북한은 올해를 핵 완성의 해로 선포했다. 해외 전문가들이 더 걱정할 만큼 심각하다. 그런데 우리는 환경영향평가라는 절차상 이유를 들어 사드 뒤집기 작업에 들어갔다. 비를 머금은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우산이 노란색이냐 빨간색이냐를 놓고 싸운다. 안보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타이밍을 놓치면 나라를 잃는다.”

-‘사드 뒤집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문재인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벌고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드 배치를 철회할 생각이라고 보는가.

“동맹 관계인 한국과 미국은 사드를 연내 배치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환경영향평가는 사드 배치가 맞느냐 틀리느냐 논쟁을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다. 주민공청회도 해야 한다. 제2의 강정마을, 제2의 일본 후텐마 사태로 간다. 국민 갈등이 다시 폭발한다. 왜 이런 자충수를 두는가. 미국 중국 모두에 잘 보이려는 줄타기 외교 때문이다. 박근혜정부도 줄타기 외교를 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잘 보이려고 했지만 중국은 결국 사드 보복에 나섰다. 국가이익에 배치된다고 생각하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는 나라다. 줄타기 외교의 끝은 안보 파탄이다.”

-청와대 설명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 지 꽤 됐는데 이제 와서 절차를 무시할 만큼 급하냐고도 했다.

“실망스러운 이야기다. 그렇게 급하냐는 안보의식은 국민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무책임한 생각이다. 북한 핵무기는 올해를 넘기면 차원이 달라진다. 6차 핵실험에 성공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 스커드 미사일에 장착하면 우리는 끝난다. 그다음부터 대북정책은 의미가 없다. 협상이 소용없다.”

-미국에서는 한국이 사드 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는 발언이 계속 나온다.

“외교적 표현이다. 이해했다, 존중한다고 말하지만 우리 입장을 받아주거나 동의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외교적 수사를 믿고 이렇게 가도 좋은가보다 하면 한·미동맹은 금이 간다. 당장 한미연합사에서 공유하는 정보 내용이 달라진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사드 배치 보류는 베이징의 외교적 승리’라는 기사를 실었다.

“그렇게 분석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곡예를 하면 양국 모두 실망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외교적 자충수다.”

-청와대에서 그런 선택을 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마디로 말하면 안보 불감증이다. 혹시 북한이 핵을 갖더라도 대남용이 아니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대화로 풀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이명박·박근혜정부도 압박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압박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김정은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대할 상대가 아니다. 그에게 핵무장은 바꿀 수 없는 유일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절차를 지키겠다는 말은 사드 관련 논의를 국회에서 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국회 국방위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핑계다. 우리가 필요한데 미군이 자기 비용으로 들여오면 고마운 일이다. 여기에 무슨 절차가 필요한지 의심스럽다.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요청도 안 했는데 미군이 갑자기 들여와 문제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세계 어느 나라가 방어무기를 들여오면서 오늘은 무슨 장비가 몇 기 들어와 어디에 배치했고, 어디로 이동 중이라고 밝히는가.”

-국회에서는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뜻인가.

“솔직히 말하면 국회가 할 일이 아니다. 예산이 들어가거나 비준·동의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무기를 배치하는 데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회에서는 여야가 정쟁밖에 할 게 없다. 내가 국방위원장이지만 청문회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결국 진실공방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나라를 지키는 일에 여야로 나뉘어 공방하는 것처럼 하책이 없다. 그래서 여·야·정 외교안보협의체를 만들자는 주장을 했다. 향후 5년 또는 10년, 20년을 지속할 수 있는 기본 틀에 합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면 지속가능한 남북관계는 불가능하다.”

-사드 문제는 결국 어떻게 끝날 것으로 보는가.

“문재인정부가 여러 분야에서 박근혜정부보다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교안보는 박근혜정부도 굉장히 못했는데 이번에도 불안하다. 진영논리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반미·친중 분위기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막연한 걱정도 있다.”

-사드 발사대 추가 도입과 관련한 보고누락 사태가 국방 개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그것은 보고 누락이 아니다. 사드 1개 부대는 50∼60개 장비로 구성된다. 국방부는 이를 사드 체계라고 말하고 장비를 구체적으로 적지 않는다. 시스템 오브 시스템스(system of systems)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사드 체계가 한국으로 전개됐다고 보고했으면 그 안에 다 담긴 것이다. 의사소통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이런 것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항명이라고 말하면 곤란하다. 군 개혁은 확실하게 하되 망신 주는 식은 곤란하다.”

-국방 개혁은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통수권자가 준비를 잘해 힘이 있을 때 밀어붙여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안에는 견해가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은 단순하지 않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염려스러운 것은 내년 장병 월급을 인상한다는 발표다. 우선순위가 잘못됐다. 월급 인상보다는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처우 개선이 먼저다. 복무기간 단축도 반대한다. 군 숫자가 자연 감소로 국방력 약화가 예상되는데 복무기간까지 줄이면 곤란하다.”

-전시작전권 전환도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조건과 상황 변화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으로 결론을 냈는데 일단 국방 개혁과 군 전력강화에 치중해야 한다. 전작권이 우리에게 있으면 당연히 좋다. 시기가 문제인데 대북 대비태세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어야 한다. 자존심만으로 나라를 지킬 수는 없다. 작전권은 가져왔는데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문재인정부 1개월 만에 안보 불안감이 다시 일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국민이 편안하겠는가.

“정부가 솔직해야 한다. 국민을 상대로 전략적 모호 정책을 쓰면 안 된다. 사드는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무기 체계라는 점을 밝히고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방해해도 포기할 수 없다고 분명히 말하는 게 먼저다. 그러고는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옳으나 안보문제가 긴박하니 발사대 운용 2기는 계속하고 나머지 4기는 환경영향평가가 끝난 뒤 완료하겠다, 우리를 믿어 달라고 말하면 되는 것 아닌가.”

-지금 그 이야기는 첫 부분만 빼면 정부에서 그대로 하고 있다.

“바로 그것이다. 그 이야기를 안 한다. 절차상 문제만 말하면서 안보문제가 환경문제로 둔갑됐다. 한반도 안보상황을 바라보는 시선, 안보관에 차이가 있다는 게 걱정이다. 사드가 필요하고 국민이 염려하지 않도록 언제까지로 기간을 단축시키겠다고 말해야 한다. 미국에는 실망감, 중국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외교는 맞지 않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에 어떤 조언을 하겠는가.

“국방에는 여야와 이념적 진영이 없다는 확고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줄타기 외교는 한·미동맹에 금이 가고 중국에도 신뢰를 주지 못한다. 지금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은 가상의 위협이 아니다.”

김영우는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1967년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났다. 경희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보도전문채널 YTN 기자 출신이다. 2007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제정책연구원(GSI) 정책국장으로 일했다. 대선 이후 이명박정부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경기도 포천·연천에서 출마해 당선된 뒤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했다. 새누리당에서는 당내 소장파로 초·재선 의원들과 ‘쇄신전대추진모임’에서 활동했다. 대표적인 비박계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국제정책연구원(GSI) 정책국장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 △새누리당 제1 사무부총장 △새누리당 대변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새누리당 간사 △18·19·20대 국회의원

글=고승욱 논설위원 swko@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