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규직’도 그림의 떡… 고용마저 불안한 학교 스포츠강사 기사의 사진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 강진욱(가명·44)씨는 올 1월 학교에서 쫓겨났다. 중학교 기간제 체육교사였던 강씨는 2008년부터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로 일했다. 월급은 150만원대에 불과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니 언젠간 처우가 좋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버텼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해고통보였다. 9년 동안 월급도 12만5000원밖에 오르지 않았다.

강씨가 쫓겨난 건 올해부터 스포츠 강사 자격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라 교사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스포츠 강사로 일할 수 있었다. 강씨도 여기에 해당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스포츠 지도사 등 자격증 소지자로 기준이 바뀌었다. 강씨는 “처음 시작할 땐 35살이었지만 이제 40대 중반이라 자격증 따기도 쉽지 않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는 11개월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하는 처지로 ‘중규직’조차 되지 못한 학교 비정규직이다. 강원, 부산 등 일부 지역은 12개월 계약으로 개선됐지만 대부분 지역은 11개월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 자격증이 필요한 직종임에도 고용불안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포츠 강사는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부담을 덜어주고 학교체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2008년 이명박정부 때 도입·확대됐다. 체육 수업을 함께 지도하고 정규수업 외 학교 스포츠 클럽을 맡아 관리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체육 수업을 전담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3년 박근혜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에서도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 학교체육진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계속 비정규직으로 남게 된 것이다. 개정안에는 스포츠 강사 자격기준 중 하나였던 교사자격증 부분을 삭제하고 스포츠지도사 자격증 부분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법상 스포츠 지도사 자격증을 가진 체육지도자는 기간제 근로자로서 보호받지 못한다. 2년 넘게 근무해도 계속 비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고용불안에 떠는 스포츠 강사는 지난해 기준 1900여명에 달한다.

스포츠 강사의 고용불안은 결국 체육 수업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안병오 한국국제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는 “11개월 쪼개기 계약을 하게 되면 신분상으로 불안정함은 물론이고 최선을 다해도 어차피 11개월로 그치기 때문에 실력을 쏟기 어렵다”며 “강사의 불안정함은 결국 고스란히 학생들의 불이익으로 돌아온다”고 경고했다.

글=임주언 신재희 기자 eon@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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