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리더십 세운 충현교회, 혼란 역사 딛고 영적 자존심 회복 나선다

한규삼 담임목사 청빙

새 리더십 세운 충현교회, 혼란 역사 딛고 영적 자존심 회복 나선다 기사의 사진
한규삼 서울 충현교회 목사가 13일 담임목사실에서 이 교회 제6대 목사로서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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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현교회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 중 한곳이라는 점, 내홍을 겪었다는 점 모두 도전이 됐습니다. 특히 대형교회로서 내적 갈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가장 먼저 경험했던 교회이기 때문에 회복해 나가는 과정 또한 역사적으로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충현교회 담임목사실에서 13일 만난 한규삼(56) 목사는 이 교회 제6대 담임목사로의 청빙을 받아들이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충현교회는 지난 2일 ‘한규삼 목사 환영감사예배’를 드리며 새출발을 다짐했다. 예배엔 교회 성도들은 물론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 산하 목회자,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대형교회로서 ‘목회세습 1호 교회’라는 멍에를 썼던 충현교회는 설립자인 고(故) 김창인 목사 은퇴 후 분란을 겪으며 홍역을 치렀다. 교회재산 횡령 건으로 인한 소송 제기와 성도 치리, 후임 목회자 청빙을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2012년에는 김 목사가 “아들 김성관 목사를 4대 목사로 세웠던 것을 후회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어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교회는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임시당회장 체제로 사역을 이어왔다. 한 목사의 부임이 ‘한 교회 강단에 목회자 한 사람 세워진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영적 공동체가 겪는 고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성도들이다. 한 목사는 “지난 6주 동안 경험한 충현교회 성도들의 모습은 상처받은 자가 아닌 준비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고 준비해 온 성도들과 함께 말씀 중심으로 소통하며 교회를 바로 세워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소되지 않은 갈등과 그 중심에 섰던 성도들은 아직 남아있다. 한 목사는 “화해와 화합은 진정성이 전달돼 마음이 열려야 비로소 가능하고 이는 오직 말씀과 은혜로 이루어진다”며 “성령님의 역사로 하나 되는 마음이 생기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충현교회는 예장합동의 101회 총회 가운데 여섯 차례나 총회를 개최한 역사의 산실이다. 교단의 연중 최대행사인 전국목사장로기도회의 단골 개최지여서 ‘교단의 영적 미스바’란 별칭까지 얻었다. 한 목사는 교단은 물론 시대가 원하는 교회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대화된 목회 프로그램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며 “신앙의 근본과 전통을 지키되 그 안에서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교회와 가정이 두 날개가 되어 다음세대 신앙을 바로 세워가는 것, 한반도 통일선교를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데 대한 포부도 밝혔다.

충현교회 담임목사로서의 비전을 실행해나가기 위한 절차상 과제는 아직 남아있다. 한 목사는 미국 칼빈신학교(목회학·신학 석사)와 토론토대(신학 박사)를 거쳐 LA 세계로교회와 뉴저지초대교회에서 목회했다. 교단법으로 보면 타 교단 목회자를 청빙한 셈이다. 한 목사는 “내년 3월부터 총신대 신대원에서 1년간 편목과정을 이수하고 2019년 6월 강도사 시험을 치른 뒤 노회 주관으로 정식 위임목사 취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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