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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과 삶] 백색소음 기사의 사진
백색소음 사이트
인간은 평생 소리 속에서 살아간다. 듣기 좋은 소리도 있지만 도시 생활에서 오는 갖가지 듣기 싫은 소음이 더 많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는 층간소음 때문에 이웃 간에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심지어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음이 싫어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에서조차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아름답고 즐거운 볼거리를 찾아 헤매는 시각 활동만큼 기분 좋은 소리를 들으려는 욕망 또한 커지고 있다.

소음은 특정한 음높이를 가지는 컬러소음(color noise)과 넓은 주파수 스펙트럼을 갖는 백색소음(white noise)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얀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무지갯빛으로 나뉘듯이 모든 빛의 색깔을 합하면 백색광이 된다. 백색은 물리적으로 색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백색은 시작의 색이고 완벽의 색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소리를 골고루 섞으면 백색소음이 된다. 백색소음은 평탄하여 귀에 쉽게 익숙해지는 잡음이다. 차분하고 규칙적인 색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처럼 자장가처럼 균일하고 반복적인 소리는 오히려 주변 소음을 덮어주는 역할을 한다.

음악과 사람들 소리가 넘쳐나는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흔히 볼 수 있다. 백색소음은 자연과 생활 속에서 보호받는 느낌을 주고 적막감을 해소하여 집중력을 높인다. 최근에는 비 오는 소리, 파도 소리와 같은 자연 음이나 카페에서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와 같은 생활환경 음을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있다. 하물며 귀 청소하는 소리나 심장박동 소리를 들려주는 UCC도 등장했다. 이러한 백색소음은 자율신경 쾌락 반응으로 심리적 안정을 유도한다. 건강에 유익한 백색소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진동감지 백색 소음기’도 개발될 만큼 스트레스를 해소해 줄 백색소음 기술이 어디까지 나아가는지 눈여겨볼 일이다.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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