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명호] “검사가 깡패입니까” 기사의 사진
2016년 12월 2일,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부름을 받은 당시 대전고검 검사 윤석열(현 서울중앙지검장)의 첫마디는 이거였다. “허허,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 국정원 댓글사건 때 검찰지휘부의 외압을 증언하고 좌천된 그에게 박근혜정부에 보복수사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기자가 묻자 나온 대답이었다. 그런 건 염려하지도 말라는 강골검사다운 답변이다. 국회 법무부 국정감사(2013년 10월 21일)에선 그 외압을 이렇게 진술한다.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려 하자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야당 도와줄 일 있냐’며 격노했다.” 조 지검장이 평소 검찰지휘부의 정치권에 대한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말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15일 국민의당 박선숙, 김수민 의원과 당 관계자 등 7명 전원이 2심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검찰이 기소한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에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결문은 적시했다. 2016년 6월 수사 시작과 진행 과정, 정치상황을 보면 참 흥미를 끈다. 당 내부의 음해성 투서, 중앙선관위의 이례적인 관련자 가족까지의 조사, 서부지검의 신속 조사, 두 차례 구속영장 기각, 대검의 이례적인 반박 입장 발표, 1·2심 무죄…. 당시 여권의 잠재적 후보로서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은 부동의 1위였고, 가장 위협을 주는 정치인은 두어 달 전 총선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였다. 여권 핵심부에서는 지지층이 겹치는 안철수가 건재하면 대선 승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공공연히 얘기하던 때다. 결국 이 사건으로 안철수는 대표직을 사퇴했고 지지율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최측근 박선숙의 손발은 묶였다. 물론 이후 대통령 파면이라는 초대형 사건으로 정치지형은 근본적으로 바뀌긴 했다.

검찰이 무능해서 혐의를 증명하지 못한 건가, 애당초 합리적 의심도 안 되는 무리한 수사였나.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였을까, 아니었을까.

글=김명호 수석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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